'총리 유력' 방글라 제1야당 총재대행, '집회 수류탄 공격' 무죄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의 퇴진으로 집권 가능성이 커진 방글라데시 제1야당의 총재 대행이 2004년에 발생한 하시나 측 집회 수류탄 투척 사건과 관련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2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일간 데일리스타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다카 고등법원은 전날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 총재 대행 타리크 라흐만 등 49명에 대한 1심의 유죄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04년 8월 수도 다카에서 열린 하시나 당시 야당 총재 지지자들의 집회에 수류탄을 던진 혐의로 2018년 유죄선고를 받았다.
당시 사건으로 24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부상했다.
전직 장차관이 포함된 19명은 교수형, 라흐만 총재 대행을 비롯한 또다른 19명은 종신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나머지 11명은 형기가 각기 다른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고법은 이들 피고인 중 일부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번 재판을 진행했다.
피고 측 변호사인 시시르 모니르는 판결 후 취재진에 고법이 1심 재판과 판결이 불법적인 것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번 판결은 하시나 전 총리가 지난 8월 초 물러난 뒤 총선 준비 등을 위해 과도정부가 들어선 이후 나온 것이다.
하시나 전 총리는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할당제에 반대하는 대학생 시위를 무력진압하다가 수백명이 숨지자 사퇴하고 인도로 달아난 상태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하시나 정부와 대립해온 제1야당 BNP의 집권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과도정부가 총선 일정을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총선을 통해 BNP가 정권을 잡으면 현 BNP 총재인 칼레다 지아 전 총리나 그의 아들인 라흐만 BNP 총재 대행이 총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아 전 총리가 신병 치료를 받는 상황이어서 현재 런던에서 망명생활을 하는 라흐만 총재 대행이 총리직을 맡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판결에 대한 주요 정당의 반응은 판이했다.
2004년 사건이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해온 BNP는 크게 반겼지만, 하시나가 이끄는 정당 아와미연맹(AL)은 사건에 책임이 있는 자들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며 반발했다.
검찰은 대법원 상고 여부를 즉각 밝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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