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코스피 투자심리 '얼음'…온기 가져올 불씨는 어디에
겹겹이 쌓인 악재에 엔캐리 청산 공포까지…"투심 극적 개선 어려워"
11월 수출 컨센 하회…美증시선 반도체 수출규제 완화 소식에 반도체株↑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지난주 대내외 우려에 잔뜩 움츠렸던 국내 증시는 2일 하방 지지력을 테스트하며 반등 재료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8.76포인트(1.95%) 내린 2,455.91을 기록했다. 지난 22일 종가 기준 2,500선을 되찾은 이후 꼭 일주일 만에 다시 2,500선을 이탈한 것이다.
미국 관세 우려와 반도체 보조금 이슈 등 대외 우려가 큰 가운데 시장 예상을 깬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경기 둔화 시그널로 읽히면서 투자 심리가 급냉각되는 모습이었다.
일본의 물가가 예상을 상회하면서 다음 달 금리 인상 기대가 증가하며 8월 초 급락을 야기했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재부각된 것도 시장에 악영향을 줬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에 트럼프 관세 정책이 반영돼 있으나, 정책 현실화 과정 중 시나리오를 벗어날 경우 추가적인 성장률 둔화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이 우려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11월 한 달간 코스피는 3.92%, 코스닥은 8.73% 내리며 두 시장 모두 5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7.5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73%, 나스닥지수는 6.21% 올라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심천종합지수도 각각 1.42%, 1.26% 올랐다.
지난주 말(29일) 뉴욕 증시는 다우지수 0.42%, S&P500지수 0.56%, 나스닥지수 0.83% 올라 강세로 11월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대(對)중국 반도체 관련 추가 수출 규제의 수준이 예상된 수준보다 완화됐다는 보도에 반도체 관련 종목이 오른 것이 국내 증시에는 작은 위안거리다.
엔비디아(2.15%), 램리서치(3.2%),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2.0%) 등 반도체 및 장비 제조 업체의 주가가 올랐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1%대로 내려오고 달러화가 안정되는 등 최근 트럼프발 변동성이 다소 완화하는 흐름은 국내 증시에 반등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전날 발표된 11월 한국 수출이 경기 우려를 더욱 키울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11월 수출 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대외 수출은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증가폭(1.4%)이 4개월 연속 줄며 시장 예상치(2.8%)를 하회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역대 11월 중 최대 수출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자동차 수출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반도체 수출은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수출액이 증가한 것은 반도체, 컴퓨터, 선박, 바이오헬스, 철강 등 5개 품목뿐이다.
국내 증시는 일단 이날 발표될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추가 규제안에 주목하면서 코스피 2,400선 초반대에서 하방 지지력을 시험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발 정치 불확실성은 계속 신경을 써야 하지만, 이번 주에는 미국 고용, 파월 발언 등 매크로로 주가의 무게 중심이 이동할 전망"이라며 "주 초반부터 투자심리의 극적인 개선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국내 증시가 성장 둔화 리스크를 기반영하며 밸류에이션상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고, 미국 11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찾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국내 증시에 대한 추가 비중 축소 전략은 지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이 미국 통상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기에 V자 반등이 만만치 않은 상황으로 통상 우려에서 자유로운 플랫폼, 바이오, 산업재, 미디어·엔터로 대응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조언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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