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총선 친서방 집권당 승리 확실시…극우돌풍 진압(종합)
개표 90% 집권 좌파 사회민주당 1위…극우 정당은 2위로 약진
친EU 노선 유지 전망…지지율 총합 30% 달하는 극우 견제 강해질 듯
(제네바·서울=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신재우 기자 = 1일(현지시간) 치러진 루마니아 총선에서 집권당인 좌파 사회민주당(PSD)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무소속 극우 후보가 예상 밖으로 1위에 오르면서 극우 돌풍이 불었지만, 총선에서는 친유럽연합(EU) 성향의 집권당이 승기를 잡았다.
다만, 극우 정당의 약진이 총선에서도 확인되면서 연립정부 구성을 통해 기존의 친EU 정책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PSD는 강한 견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개표가 90% 진행된 가운데 PSD는 23.9%의 득표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극우정당인 루마니아연합동맹(AUR)이 17.9%, PSD가 이끄는 연정에 합류한 자유당이 14.6%, 중도 성향의 루마니아구국연합(USR)은 11.1%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 중이다.
극우 정당인 SOS와 POT는 각각 7.2%와 5.8%를, 헝가리계 정당인 UDMR은 7%를 얻었다.
총선은 앞선 대선 1차 투표를 놓고 재검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실시됐다.
대선 1차 투표에서는 극우 성향 무소속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가 득표율 22.94%로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집권당인 PSD의 후보는 3위로 결선 투표에 오르지 못하고 USR의 엘레나 라스코니 대표가 19.18%의 득표율로 제오르제스쿠 후보와 결선에서 맞붙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자 다른 정당 후보들의 이의 제기 끝에 헌법재판소가 재검표를 결정했다. 재검표 결과와 선거 효력에 관한 헌재의 판단은 2일 공개될 예정이다.
대선 1차 투표의 유효성 여부와 별개로 이날 총선에서 현재의 표 차가 뒤집히지 않은 채 개표가 완료된다면 PSD 주도로 연정을 구성, EU 성향의 정책 노선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PSD가 PNL, AUR 등 중도 성향 정당들과 손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대선 1차 투표에서 이변이 발생한 것과 마찬가지로 총선에서도 극우 정치세력에 대한 지지 여론이 커졌다는 점이 확인된 것은 변수로 지적된다.
출구조사 결과 득표율 2위를 차지한 AUR의 2020년 총선 당시 득표율은 약 9%에 불과했다.
AFP 통신은 개표가 85% 이상 이뤄진 상황에서 극우 정당 전체의 득표율이 30%에 달했다면서 "2020년 당시 총선에서 극우 지지율이 10% 미만이었던 것에 비해 크게 상승한 것"이라고 짚었다.
바베스볼랴이 대학의 세르기우 미스쿠이우 교수는 루마니아 정치가 "1990년대 이후 가장 분열적인 스펙트럼을 보인다"면서 EU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이 있는 루마니아에서 사회적 분열이 심화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극우 정당의 약진은 PSD가 이끄는 연정에 적지 않은 견제를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는다. AUR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는 현 PSD의 노선에 비판적이며 EU의 노선을 무조건 따르지 말고 루마니아의 이익을 최대한 추구할 것을 주장한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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