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극우 후보 '깜짝 승리' 대선 1차투표 재검표(종합)
정부 "여론 영향 준 사이버공격 보고 있었다…틱톡, 특정후보 특혜" 성명
(모스크바·제네바=연합뉴스) 최인영 안희 특파원 = 루마니아 헌법재판소는 28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 1차 투표를 재검표하라고 지시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이 보도했다.
루마니아 헌법재판소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24일 1차 투표의 모든 투표용지를 재검증하고 재검표할 것을 지시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루마니아 대선 1차 투표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극우 성향 무소속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가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그는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10% 미만의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군소 후보였다.
실제 투표에선 제오르제스쿠는 22.94%를 얻어 1위에 올라 2위에 오른 중도우파 야당 루마니아 구국연합(USR)의 엘레나 라스코니(19.18%) 대표와 다음 달 8일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시각으로 29일 오후 2시(한국시각 29일 오후 9시)까지 재검표가 완료돼야 한다.
루마니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헌법재판소 명령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열기로 했다.
루마니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 가입국이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점에서 극우·친러시아 성향을 보이는 제오르제스쿠가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다소 충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1차 투표에서 약 1% 득표율을 기록한 보수당 후보 크리스티안-바실레 테르헤슈는 이번 선거에 이의를 제기하며 투표 결과를 무효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제오르제스쿠가 소셜미디어 틱톡에서 선거운동을 펼치며 입소문을 탄 덕분에 젊은 유권자와 해외 거주 유권자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우크라이나 지원 대신 국내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는 영상은 그의 계정 게시물 중에서 가장 높은 470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루마니아 통신규제 당국의 한 고위 관리는 대선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틱톡 서비스를 중단하자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날 루마니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선거 공명성에 영향을 미칠 사이버 공격이 탐지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사이버 공격의 내용은 성명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틱톡 서비스의 문제점도 제기됐다. 루마니아 정부는 "틱톡이 제오르제스쿠 후보를 대선 후보로 나온 정치인으로 표시하지 않음으로써 그의 엄청난 노출을 유발했고 이런 특혜를 막기 위한 조처를 시급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루마니아 정부는 친EU 성향의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이 이끌고 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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