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에 농약·비료 제조시설…'여의도 12배' 산지규제도 푼다
정부 "규제 완화로 10년간 2조5천억원 부가가치 창출 기대"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농지에 농약·비료 제조시설, 축산식품 제조시설 등 농업 전후방 산업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또 지정 목적을 상실한 산지 3천580㏊(헥타르·1㏊는 1만㎡)에 대한 규제가 해제되면서 이곳에 산업·관광단지나 골프장 등의 개발이 가능해진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산림청은 28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7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농지·산지 규제 개선 과제 45건'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개선 과제 45건 중 농지 관련이 26건이고 산지 관련이 19건이다.
정부는 주로 농사에만 이용하던 농지를 신기술, 전후방 산업에도 쓸 수 있도록 이용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정보통신기술(ICT) 확산, 융복합 농업 등 여건 변화를 고려한 조처다.
우선 농업진흥지역에 농약·비료 등 제조시설, 축산식품 제조시설, 노인복지시설 등 농업 전후방 산업 시설 설치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 내년 1월에 스마트농업 육성지구에 농지 전용 없이 모든 형태의 수직농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농촌공간계획 특화지구 내 농지와 산지 규제도 완화된다.
정부는 지구별로 적합한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밖에 농업진흥구역에 전용 절차 없이 농작업 편의 시설인 화장실과 주차장 설치를 허용하기로 했다.
내년 1월 중에는 농업진흥구역 농지에 농기자재 판매시설 설치도 허용한다.
정부는 생활 인구 유입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산지전용·일시사용 제한지역 가운데 도로, 토지 개발 등으로 애초 지정 목적을 상실한 산지의 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
해제되는 산지 면적은 여의도(290㏊)의 12.3배 수준인 3천580㏊에 이른다.
산지전용·일시사용 제한은 명승지나 유적지 등 자연경관 보전을 위해 지난 1989년 처음 도입됐다.
산지전용·일시사용 제한지역의 경우 현재 군사시설, 공용시설 등으로만 이용할 수 있지만 규제가 풀리면 산림경영시설, 산업단지, 관광단지, 골프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또 관광 거점 구축을 위해 농어촌 관광휴양단지 면적 상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농어촌 관광휴양단지의 경우 일반 관광단지와 달리 규모가 100㏊까지로 제한돼 있다.
또 주말농장용 소규모 농지 취득을 위해 작성해야 하는 주말체험영농계획서의 항목을 간소화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계획서에는 농기계 장비·시설 확보 방안, 자금 조달 계획 등이 필요했는데 이런 항목의 생략이 가능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업 경영 편의를 높이기 위해 울타리, 관정(우물)과 같은 소규모 시설 설치 시 허가 신고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정부는 시행령 이하 법령은 내년 상반기까지 개정을 마치고 법률 개정·제정이 필요한 경우 내년 법안 발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주요 과제를 개선하면 민간 투자가 확대되고 부담은 줄어 앞으로 10년간 2조5천억원 규모의 경제적 부가 가치 창출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농촌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불편을 해소해 체감 효과를 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후변화와 인구 감소, 고령화 등 농업·농촌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지제도 개편을 포함한 농업·농촌 구조개혁 방안도 연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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