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부정' 독일 극우 할머니 96세로 사망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를 부정하는 선동으로 악명 높았던 독일 노인 우르줄라 하퍼베크가 20일(현지시간) 9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ARD방송 등이 21일 보도했다.
1928년 독일 서부 빈터샤이트에서 태어난 하퍼베크는 언론 기고와 인터뷰 등에서 "홀로코스트는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아돌프 히틀러의 범죄 행위는 "홀로코스트나 전쟁에 대한 집착 아닌 세계사적 맥락의 신성한 소명"이라며 옹호했다. 유대인 단체에 '가스실 학살'의 법의학적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2004년부터 수 차례 국민선동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법정에서도 "과학으로 확인해보라"며 '당당히' 홀로코스트를 부인했다. '나치 할머니'라는 멸칭으로 불렸으나 극우 세력은 "독일에서 가장 용감한 반체제 인사"라며 치켜세웠다. 2019년 수감생활을 하면서 유럽의회 선거에 극우 정당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2년 6개월간 복역한 그는 2020년 출소한 뒤 2022년 또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건강과 고령을 이유로 다투며 재수감을 피했다. 현지 매체 슈피겔은 "하퍼베크는 재판을 선전 무대로 활용했고 종종 수많은 지지자가 모였다"며 장례식장에도 극우세력이 대거 집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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