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러, 드니프로에 ICBM 발사"…러 "말할수 있는것 없어"(종합2보)
사실이면 첫 ICBM 발사…우크라 매체 "사거리 5천㎞ 이상 'RS-26 루베즈'"
美 우크라에 장거리 미사일 사용 허가후, 러 핵교리 개정 이어 무력 과시
격추 여부 확인 안 돼…ICBM 아닌 일반 탄도미사일 관측도 나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신재우 기자 = 우크라이나군이 21일(현지시간) 오전 러시아군이 자국 드니프로 지역을 공격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와 AFP,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 ICBM이 Kh-101 순항 미사일 7발 및 극초음속 공대지 미사일 '킨잘' 1발과 함께 중동부 도시 드니프로의 남쪽으로 날아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해당 미사일이 러시아 카스피해 인근의 도시 아스트라한에서 발사됐으며, 러시아가 이번 전쟁 중에 ICBM을 발사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의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영국에서 각각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 스톰섀도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직후에 이뤄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러시아가 발사했다는 ICBM이 어떤 모델인지 등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드니프로 지역의 산업과 중요 인프라 시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매체인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러시아의 ICBM인 RS-26 '루베즈'가 드니프로 타격에 사용됐다고 전했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 5천800㎞로, 음속의 5배 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은 요격 시스템인 패트리엇 미사일로는 격추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러시아에서 날아온 미사일 중 6기를 격추했다고 밝혔으나, ICBM도 요격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공격에 ICBM을 발사했는지 여부에 대한 확인을 사실상 거부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ICBM 발사 여부를 확인해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오"라며 "군에 연락하기를 추천한다. 이 주제에 대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ICBM은 재래식 탄두와 핵탄두 탑재가 모두 가능하다.
우크라이나 공군 관계자는 AFP통신에 러시아가 발사한 ICBM에 핵탄두가 탑재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사거리가 5천㎞ 이상인 전략무기 ICBM을 우크라이나에 발사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핵교리 개정에 이어 서방을 상대로 내놓은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미국이 자국산 장거리 무기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 지난 19일 우크라이나에 핵공격이 가능하도록 핵 사용에 대한 교리(독트린)를 개정한 바 있다.
ICBM 발사지로 지목된 아스트라한에서 드니프로까지의 거리는 1천200㎞ 가량으로, 보통 5천500㎞ 이상인 ICBM의 사거리보다 거리가 매우 짧다.
따라서 이번 ICBM 발사가 사실이라면 발사 각도를 높인 고각(高角) 발사를 통한 무력 과시용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는 1천일 넘게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면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 미사일과 킨잘 초음속 미사일을 사용해왔다. 다만 이들 미사일은 사거리가 짧은 편이다.
드리프로 주지사는 이날 미사일 공격으로 지역 내 산업 시설들이 피해를 입고 화재가 발생했으며, 두 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부상자는 57세 남성과 42세 여성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러시아가 발사한 것이 ICBM이 아닌 일반 탄도미사일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서방의 한 당국자는 드니프로 공격에 사용된 미사일은 ICBM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미 ABC방송과 N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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