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인 풀린 英미사일 '스톰섀도', 북한군 집결 쿠르스크에 '쾅'
北지휘소 겨냥?…가디언 "최대 12기, 북러 장교들 사용 시설 때린 듯"
미러紙 "북한군 고위 장성 은신한 '지하 통제실' 타격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미국의 에이태큼스(ATACMS)에 이어 '러시아 본토 타격' 금지가 해제된 영국 '스톰섀도' 미사일이 러시아 국경을 넘어 날아가 처음 때린 곳은 북한군이 집결한 쿠르스크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가 러시아 본토로 처음 발사된 지 하루 만인 20일(현지시간) 영국의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 여러 발이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에 꽂혔다고 미 국방부와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 언론들도 자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스톰섀도가 우크라전 개전 이래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로 사용된 사실을 전하며, 이 미사일의 행선지가 파병 북한군이 배치된 쿠르스크였다고 지목했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러시아 군사 블로거를 인용해 이날 북한군이 파병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마리노 마을에서 스톰섀도 파편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친러 전쟁 블로그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라 있는 영상을 보면 스톰섀도 최대 12기가 마리노 마을의 군지휘 본부로 추정되는 목표물을 타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크라이나 언론은 이 목표물이 북한군과 러시아군 장교들이 사용하는 시설로 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아울러 텔레그램에 스톰섀도 미사일의 파편으로 보이는 물체들을 담은 미확인 이미지도 돌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미군 출신 무기 전문가인 트레버 볼은 텔레그램 속 이미지가 언제 찍힌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이미지 속 물체는 스톰섀도 파편이 맞다고 확인했다.
영국 대중지 미러도 북한군 최고위 장성들이 러시아군 지휘관들과 은신해 있는 '지하 통제실'을 갖춘 쿠르스크의 시설을 타격하기 위해 스톰섀도가 동원됐다고 우크라이나 군사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매체는 쿠르스크 마리노 마을에서 찍힌 관련 영상에 15차례의 폭발음이 들리는 것은 이번 공격에 다소 많은 미사일이 사용됐음을 시사한다며, 미사일이 겨냥한 목표물이 러시아 지휘부가 통신 센터로 사용 중인 군사 시설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북한군이 쿠르스크 일대에서 작전 중이라는 정보에 비출 때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 장성들이 이 시설에 함께 있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이 시설의 성격과 이곳에 머무는 사람들의 성격을 고려하면 상당한 양의 스톰섀도 미사일을 쓸 가치가 있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스톰섀도(프랑스명 스칼프)는 전투기에서 지상 목표물을 공격하는 공대지 순항 미사일로 작전반경은 250㎞에 달한다. 적진의 벙커나 탄약 저장고를 뚫는 데 강력한 무기로 평가되지만 영국은 그동안 러시아와의 확전을 우려해 크림반도 등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 영토에서만 이용하도록 제한해 왔다.
하지만, 미국이 사거리가 약 300㎞인 에이태큼스 사용 제한을 풀면서 우크라이나가 이 미사일 6기를 지난 19일 러시아 접경지인 브랸스크를 향해 처음으로 발사하자 영국도 뒤따라 스톰섀도를 사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영국 정부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대응으로 스톰섀도 사용을 승인했다고 서방 국방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BBC는 현재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스톰섀도 미사일 수량은 불분명하지만, 수량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여겨지는 까닭에 우크라이나군이 이번 공격의 목표물을 신중하게 골랐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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