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극우 르펜 "증세로 구매력 약해지면 정부 불신임 투표"
바르니에 정부 내년 예산안서 기업·부유층 증세 방침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극우 정당이 정부가 제안한 내년도 예산안 탓에 프랑스인의 구매력이 약화하면 정부 불신임 투표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하원 원내대표는 20일(현지시간) 라디오 RTL에서 프랑스인의 구매력이 '레드라인'이라며 "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우리는 불신임 투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셸 바르니에 정부는 앞서 내년도 예산안을 공개하며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대기업과 부유층을 대상으로 28.5조원 규모로 증세한다고 밝혔다.
르펜 대표는 "개인이나 기업에 대한 세금 부담을 늘리지 않고 은퇴자에게 추가 비용을 부담시키지 않는 것, 정부 지출을 구조적으로 절감하는 게 우리의 우선순위"며 "그러나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현재 예산안은 하원에서 한차례 부결된 뒤 상원으로 넘어갔다.
정부는 내달 하원으로 예산안이 재송부된 뒤에도 하원이 여전히 반대하면 헌법 제49조3항을 적용해 하원 표결 없이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랑스 헌법 제49조3항은 정부가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때 국무회의 승인을 받은 법안을 총리의 책임 아래 의회 투표 없이 통과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다만 이 경우 하원 제1당인 좌파 진영과 극우 정당이 합세해 바르니에 정부의 불신임 투표를 통과시킬 수 있다. 불신임 투표가 가결되면 바르니에 정부는 사임해야 한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