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 회장 "기업 지배구조, 바이아웃 투자 중요 테마"
"MBK, 변화 동력 될 것"…6호 펀드 2차 클로징에 7조원 몰려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고려아연[010130] 경영진과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은 한국과 일본의 바이아웃(경영권 인수·매각) 투자에서 기업 거버넌스(의사결정구조)가 중요한 테마라고 밝혔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아시아벤처캐피털저널(AVCJ)과의 인터뷰에서 "거버넌스는 일본에서 가장 두드러진 테마이며 한국이 뒤를 바짝 쫓고 있다"며 "한국의 정책입안자들은 일본 시장이 개방되면서 이뤄진 성과를 목도했고 사모펀드 붐은 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기업 지배구조를 겨냥한 사모펀드들의 활발한 투자로 일본의 전체 시스템은 더욱 투명하고 책임감 있으며 역동적으로 변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김 회장은 설명했다.
한국과 일본에서의 주주행동주의 전개 양상의 차이점에 대해선 한국은 가족 소유 기업이 많다는 점을 언급했다.
김 회장은 "(한국의) 대기업 재벌의 경우 3세 또는 4세까지 소유하고 있다. 구조적인 장애물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과 일본 모두)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한국 시장은 안정을 추구하는 일본 시장보다 역동적인 경향이 있어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변화의 동인(agent) 중 하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기업 지배구조를 둘러싼 국회 입법 논의와 정부 당국의 정책 등의 흐름을 타고 향후 한국에서도 거버넌스 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운 바이아웃 딜이 많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000670]과 손잡고 최윤범 회장 등 현 경영진과 지배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승부는 MBK파트너스·영풍이 소집하는 임시주주총회가 열리는 내년 초께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전날 일본 도쿄에서 기관투자자 대상 연차 총회를 열고 6호 바이아웃펀드 2차 클로징까지 약 7조원(50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현재까지 약 7조원의 자금이 마감 및 확약됐다"며 "내년 1분기에 3차 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레이징이 본격화된지 약 1년 만에 초기 설정 목표액인 약 10조원(70억달러)의 70%가 넘는 투자 자금이 확보됨에 따라 남은 펀드레이징도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클로징에는 국내를 비롯해 북미, 중동 지역의 LP(출자자)들이 중심이 됐으며, 과거 MBK파트너스에 출자한 주요 글로벌 LP의 85% 이상이 6호 펀드에 재출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기금과 국부펀드가 LP들의 중심을 이루는 가운데, 패밀리 오피스 같은 LP들도 6호 펀드에 참여하는 등 출자자들의 구성도 다양해졌다.
7조원의 펀드레이징은 2차 클로징 기준 올해 아시아 지역 바이아웃 펀드 중 가장 큰 규모의 자금 모집이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올해 일본에서 아리나민제약 인수와 타사키의 투자 회수가 이뤄졌고 한국에서 지오영을 인수하는 등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투자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졌다"면서 "트랙레코드(운용실적)뿐만 아니라 시장에 대한 뚜렷한 투자 철학, 운용 인력들의 역량과 깊이, 함께 호흡 맞춘 시간 등 운용사로서 MBK파트너스의 종합적인 면모를 살펴본 LP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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