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69.07

  • 52.21
  • 2.16%
코스닥

689.55

  • 4.13
  • 0.60%
1/3

'1천일' 우크라전 휴전협상 급물살 타나…유럽도 "전쟁 끝내자"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1천일' 우크라전 휴전협상 급물살 타나…유럽도 "전쟁 끝내자"
트럼프 귀환·북한 참전에 기류 급변…"영토 일부 내주고 이쯤 그만" 우크라 압박
푸틴 협조 여부는 미지수…러시아, 겨울 앞두고 우크라 전력 시설 대공세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오늘 19일 꼬박 1천일을 맞는 가운데 그간 협상을 통한 종전에 회의적이었던 유럽에서도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 회의론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내년에 취임을 앞둔 데다가 최근 북한군 참전으로 전쟁이 전환점을 맞이하면서 러시아가 더 큰 승리를 가져가기 전에 가능한 빨리 전쟁을 끝내는 게 낫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 우크라이나의 승전을 위해 필요한 만큼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었던 유럽 내 동맹국들의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러시아와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을 요구하는 압박 강도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17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자는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주장에 대한 공감이 커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공식적으로는 아직 우크라이나의 지원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일부 양보하더라도 지금 전쟁을 끝내는 것이 낫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류 변화는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백악관에 복귀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완전히 끊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부터 시작됐다.
현재 우크라이나 지원에 상당 부분 기여하는 미국의 무기와 예산이 사라지면 그 몫을 유럽 동맹국들이 온전히 감당해 채우기는 버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달 초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이러한 우려를 공식적으로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북한군까지 러시아를 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면서 유럽 내에서는 전쟁을 여기서 멈추기를 원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WSJ은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 발틱 3국 등 동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외에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우크라이나가 현재 러시아에 점령당한 영토를 완전히 회복해 전쟁에서 승리하는 계획은 현실성이 없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유럽 외교 당국자들은 WSJ에 그간 우크라이나를 지지해 온 일부 유럽 국가 정부들도 현재로서 가장 희망적인 시나리오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일부 영토를 내주더라도 독립 국가로서 주권을 유지해 러시아가 전쟁에서 완전히 승리하는 것만은 막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전쟁을 끝내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측과 연락을 끊었던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년 만에 통화를 하면서 유럽과 러시아 간 소통의 물꼬가 트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비록 두 정상은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해법을 두고 여전히 이견을 노출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두 정상의 통화가 국제사회에서 푸틴 대통령의 고립을 완화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18일부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 휴전 협상에 나서라는 구체적인 압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번 G20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현재의 전선을 유지한 채로 끝내자는 제안을 할 계획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이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논의를 최소 10년간 미루고,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 비무장지대를 조성하는 내용을 제안할 계획이다.
또 이러한 조건에 응하는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에는 지속적인 군사 지원을 보장하고, 조성된 비무장지대에는 국제 연합군을 파병해 분쟁을 억제하자는 것이 제안의 골자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대로 전쟁이 지속되면 우크라이나가 수개월 내에 더 많은 영토를 러시아에 내줄 것이라는 정보 당국의 분석에 기반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지금 평화 협상에 나서라고 설득할 예정이다.

다만 유럽 내에서의 공감대와 별개로 푸틴 대통령이 이러한 협상 제안에 어느 정도로 협조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는 유럽에서 협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 현재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기를 잡았다는 방증이 될 수 있는 만큼 협상에 나서기 보다는 이대로 전쟁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군은 본격적인 겨울을 앞두고 지난 주말에도 우크라이나 전역의 에너지 시설에 대규모 미사일, 드론 공격을 감행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숄츠 총리와 통화에서 러시아는 협상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면서도 이는 "러시아 안보 이익을 고려하고 새로운 영토 현실에 기반"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 바 있다.
협상이 원만하게 흘러가지 않을 때 트럼프 당선인이 취할 수 있는 '돌발 행동'도 유럽 입장에서는 우려되는 변수라고 WSJ은 짚었다.
WSJ은 트럼프 당선인이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에 얼마나 양보를 강요할 지,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주체성을 얼마나 인정할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면서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의견이 어긋날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협상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방침을 바꿔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지원받은 지대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내부에 있는 표적을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한 것 역시 우크라전의 향방을 좌우할 변수로 관측된다.
미 뉴욕타임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금까지의 정책을 바꿔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약 300km인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의 러시아 내부 표적 공격을 위한 사용을 허가했다고 17일 보도했다.
wisef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