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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무역파고 넘는다] ③ 통상압박 첫 타깃은 자동차?…현지생산·투자로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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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무역파고 넘는다] ③ 통상압박 첫 타깃은 자동차?…현지생산·투자로 돌파구
대미 자동차부문 수출, 6년 만에 68.6%↑…대미흑자 중 자동차 60% 비중
"트럼프 1기, '자동차 232조' 못한 것 후회"…현대차 조지아공장 레버리지 의견도
여한구 전 통상본부장 "군수·조선·원전·LNG 분야 美와 협력 기회 커져"


(세종·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슬기 기자 =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다. 그러나 유럽의 일부 국가와 마찬가지로 양국 간 경제 관계는 균형을 잃었다…(중략) 한국 협상단이 대미(對美) 무역 문제를 조기에 해결한 것은 현명했다. 한국은 중요한 양보를 해야 했지만 협상을 더 미뤘다고 하더라도 결국 양보는 피할 수 없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자유무역이라는 환상』)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무역 차르'로 복귀할 것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해 펴낸 저서 '자유무역이라는 환상'(No Trade Is Free)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가 한국에 관해 서술한 첫마디는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었다. 하지만 한국이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협상에서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이라고 해서 통상협상에서 봐주지 않았다는 뜻이다.

트럼프 2기 무역통상 정책의 핵심은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와 미국 내 제조업 부흥이다.
이번에도 7년 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개정 요구에 버금가는 통상압박이 한국에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정부와 업계 안팎에서는 대미 자동차 수출이 통상압력의 첫 타깃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이 미국으로 수출한 자동차·자동차부품 수출액은 1천157억달러로, 전체 대미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8%였다.
대미 자동차·자동차부품 수출액은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했던 2017년 686억달러(29.7%)에서 6년 만에 68.6% 늘어났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시행된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2021년 959억달러, 2022년 1천98억달러, 2023년 1천157억달러, 올해 1∼9월 951억달러 등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에서 자동차 부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이상이다.
무역수지 개선이 통상정책의 최대 목표인 미국이 한국과 교역 내역 중 자동차 부문 적자부터 문제 삼지 않겠느냐는 관측은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게다가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자동차 무역 관세 부과를 추진하려고 검토한 바 있다.
2019년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자동차·부품에 적용해 자동차와 특정 자동차 부품의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한국은 '자동차 232조' 협상 대상국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지는 않았다.
이를 두고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은 "한미FTA 개정을 통해 미국 자동차의 한국 시장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고려됐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2021∼2022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1일 한국경제인협회 초청으로 열린 좌담회에서 "트럼프 1기 때 자동차 관련 무역확장법 232조를 담당했던 (미국 측)인사들을 나중에 만나보니, '그때 (관세 부과를) 해야 했는데 못한 것을 정말 후회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IRA 본격 시행과 맞물려 활발해진 한국 완성차 업계의 대미 투자가 협상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 기업들이 바이든 정부 기간 미국 내 생산·투자에 수십조원을 쏟아부은 것이 향후 한미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점에서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생산·투자한 제품을 미국 시장에 내다 팔면 미국의 무역적자는 줄어들게 된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지은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대표적이다. 해당 공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강조한 '미국에서 팔려면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원칙에 정확히 부합하는 사례로 꼽힌다.
지난달부터 갓 가동되기 시작한 현대차 조지아 공장이 향후 램프업(생산량 확대) 후 완전히 가동되면 한국의 전기차 대미 직접수출은 줄어들 전망이다.
1980∼1990년대 미일 통상 마찰이 심화하자, 도요타가 미국 현지생산을 결단해 점유율을 높인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도요타는 1984년 미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병공장 'NUMMI'를 가동한 이후 인디애나공장, 켄터키공장 등을 통해 미국 내 대규모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나아가 더 강력해져 돌아온 트럼프는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미국 시장에서 중국기업들은 관세 장벽에 막혀 활동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 틈을 타 한국 기업들이 첨단 제조 능력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 과감히 뛰어들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여한구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대미 수출 환경은 악화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 내 비즈니스 환경에선 기회가 커지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 때 대미 투자의 1차 물결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분야였다면 트럼프 2기에서는 군수산업, 조선, 원전, 액화천연가스(LNG) 분야의 협력 기회가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wi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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