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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사기 덫 '가짜 플랫폼'…판별 포인트는 출처확인·랜덤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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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사기 덫 '가짜 플랫폼'…판별 포인트는 출처확인·랜덤버튼
금융사와 유사 디자인 현혹…URL 비교하고 '링크 설치' 피해야
이곳저곳 임의로 클릭해 에러 나면 적신호…"의심이 최고 방어책"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피해자가 계속 느는 금융투자 사기의 주요 수렁 중 하나는 가짜 플랫폼(온라인 서비스 공간)이다.
사기꾼의 사탕발림 권유로 찾게 된 웹사이트나 앱(스마트폰 프로그램)이 증권사 등 기존 금융투자사 서비스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그럴듯한 외향을 갖고 있는 탓에 경계심은 금세 무너진다.
특히 최근의 가짜 플랫폼들은 자금 예치와 입출금 기능까지 정교하게 구현해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 멕시코 석유회사 채권 사기는 가짜 플랫폼 탓에 피해자가 대규모로 발생했다.
사기단은 글로벌 3대 신탁은행인 미국 N트러스트를 사칭한 웹사이트를 꾸며 투자자를 모집했고, 사용자가 지점 정보를 클릭하면 N트러스트의 진짜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연결되도록 해 공식 플랫폼처럼 행세했다.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 채권을 사면 10% 후반대의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하며, 실제 몇 번 클릭만으로 채권을 구매하는 가짜 웹페이지를 내세웠다.
최근 서울남부지검이 적발한 사기단도 'IPO(기업공개) 센터' '고객센터' 등 코너를 갖춘 투자자문사 웹사이트를 만들고 피해자를 유인해, 블록딜(장외대량거래) 등의 핑계로 수십억원을 뜯어냈다.
금융 및 IT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런 가짜 플랫폼을 구별하는 포인트는 '출처'와 '랜덤 버튼'이다.
출처와 관련해 웹사이트는 원 URL(주소)을 꼼꼼하게 뜯어봐야 한다.
가짜 플랫폼은 정식 금융사 등과 최대한 비슷한 URL을 쓰지만, 특수문자와 대소문자 등이 미세하게 다른 경우가 많다.
표기 하나하나를 따지고 원 사이트와 조금이라도 차이가 있으면 관련 업체나 금융 당국에 문의해보는 것이 좋다.
앱은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 등 정식 앱 장터가 아니라 링크 및 QR 코드 등으로 '출처불명' 설치 권하는 경우를 무조건 의심해야 한다.
'랜덤 버튼'은 웹사이트나 앱의 아무 단추든 마구 눌러보는 체크법이다. 이렇게 클릭해 반복해 '에러'가 나면 빨간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가짜 플랫폼은 금융 투자사 웹사이트를 본떠 각종 버튼을 세세히 만들지만, 사기 업무와 무관한 단추는 기능 없이 '겉치레'로만 놔두는 경우가 잦다.
애초 금융사는 고객 신뢰 때문에 IT 서비스를 가장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업종이다. 버튼 여러 개가 잇달아 오류가 나도록 방치하는 곳은 현실적으로 매우 드물다.



금융 사건 전문가인 한승범 변호사(법무법인 더웨이)는 "요즘 투자 사기 앱은 유명 증권사 등을 사칭해 디자인을 정말 잘 만들고 잔고 관리와 출금·입금도 된다"며 "초기엔 '리딩방'(투자권유 대화방) 출석금으로 몇십만 원을 꼬박꼬박 입금해줘 누구든 안 속아 넘어가기 어려우며 지금으로서는 의심이 최고의 방어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 보안 스타트업 '오내피플'의 조아영 대표는 "금융 서비스가 사용자 인증 절차를 간략화하고 투자 거래를 인터넷과 앱으로 손쉽게 하는 것이 대세다 보니 엉터리 플랫폼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졌다. 웹사이트와 앱은 큰돈과 기술력 없이도 손쉽게 위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금융투자 사기는 리딩방과 가짜 플랫폼에 사람을 꾀어 주식·채권·가상화폐 등의 매수를 권하고 돈을 빼돌려 잠적하는 방식이다. 리스크 선호와 전문가 신뢰라는 투자자 본연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기 때문에 근절이 어려워, 최근 수년간 전국적으로 계속 피해자가 늘고 있다.
t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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