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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누가돼든 韓경제 '불확실성' 밀려온다…'버팀목' 수출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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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누가돼든 韓경제 '불확실성' 밀려온다…'버팀목' 수출 흔들
모두 '중국 견제' 방점…대중 의존도 높은 한국 영향 불가피
트럼프 당선되면 불확실성 더 커져…"미·중 수출 의존구조 벗어나야"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면서 대선 판도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중심주의가 현실화하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중국 견제에 따른 기존 공급망의 '분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커다란 불확실성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 이유다.


◇ "중국 견제" 내세운 트럼프·해리스…수출 악영향 불가피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대중국 견제' 정책은 사실상 상수에 가깝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일부 중요 산업에 대한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디리스킹(de-risking)' 정책을 내세웠다.
트럼프 1기에 도입한 대중국 301조 관세를 유지한 데 이어 지난 4월 전기차 100% 관세안을 추가로 발표하는 등 특정 산업에 대해 이른바 '표적' 관세를 확대하는 전략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보다 한발 더 나아가 전산업에서 전방위적으로 중국과 교역 관계를 축소·단절하는 '디커플링(de-coupling)' 공약을 공언했다.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로 상품무역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지식재산·인력·연구개발 등 중국과의 전반적인 교류 범위와 수준 자체를 억제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미국의 견제로 중국 완제품의 대미 수출이 줄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트럼프 뜻대로 관세가 인상되면 한국의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은 중국의 생산 활동이 한국의 생산을 얼마나 유발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미국의 중국 견제 정책으로 미·중 관계가 악화하면 기존의 글로벌 공급망 구도도 재편이 본격화할 수 있다. 대미·대중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결코 반갑지 않은 변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달 31일 발간한 '2024 미국 대선 :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미·중 간 공급망 재편이 한국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 한국의 후생이 0.63∼1.37%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서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로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이 중국 IT기업 화웨이에 대한 견제 강도를 높이면 세계 안드로이드폰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 시장 진입 봉쇄로 자동차 부품 공급망의 일정 부분을 한국 기업이 대체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는 트럼프와 해리스 각각 60% 이상,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해리스 '현상 유지', 트럼프 '불확실성 쓰나미'…"수출 60조 넘게 줄 수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해리스 부통령 당선 시보다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조업 등 미국 산업 기반 강화, 중산층 부활 등을 강조하며 일방적인 '자국 중심주의'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맹국 중심의 지역협력체제 구축을 강조한 해리스 부통령과는 구분되는 지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에서 "우리 동맹들은 소위 '적국'보다 우리를 더 부당하게 대우했다"며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에 10%에 달하는 보편 관세 부과를 천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2기'가 되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당선으로 한국의 총수출액이 최대 61조7천억원 감소할 수 있다는 KIEP의 분석도 이런 맥락에 따른 것이다.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작년 역대 최대(444억달러)였다. 올해 1∼9월에도 399억달러를 기록,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위기감을 반영하듯 최근 한국 정부가 무역수지 흑자에 부담을 느껴 기업들에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늘리도록 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5일 한국 정부 당국자들이 수개월 전부터 미국 대선 이후의 상황에 대비해왔다면서 트럼프가 승리해 무역상대국들에 압력을 넣을 경우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기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이 유지될 가능성이 큰 만큼 한국 경제에 영향을 주는 불확실성은 상대적으로 작다는 평가가 많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추진으로 친환경차 배터리 산업의 성장세가 가속할 수 있다는 점은 오히려 한국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미국이 중국 배터리 제품에 견제를 높이는 상황에서 배터리 시장이 커질 경우 한국의 미국 시장 판매량·영업이익 등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반도체 등 일부 분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비해 '대중 견제' 강도가 낮다는 점에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반사 이익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6일 "미국과 중국에 수출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 "미국 대선 불확실성 등으로 당분간 달러화 강세"
대선을 앞두고 계속되는 달러화 강세 기조와 환율 불확실성도 한국 경제에 부담이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졌다.
지난 달 25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종가는 1,388.7원을 기록, 지난 7월 3일(1,390.6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재정 지출 확대, 보호무역주의 확산, 이민자 유입 축소 등으로 물가 상승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달러화 가치가 뛴 것이다.
다만 최근 다시 해리스 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트럼프 트레이드'는 다소 약해지는 모습이다.
환율 불확실성은 수출 증가세 둔화 등 한국 경제의 부정적 측면과 맞물리면서 한국 경제의 부담이 되고 있다.
고환율은 내수 진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 결정 여부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환율이 불안한 상황에서 한국 기준금리까지 더 낮아지면, 달러화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더 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달 발간한 '2024년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국 대선 불확실성과 중동사태 발 안전자산 선호 등이 당분간 달러화 약세를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oc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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