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환율 하락에 정유업계 휘청…3분기 줄줄이 '적자 늪'
4분기부터 수익성 개선 전망…포트폴리오 강화해 경쟁력 확보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국제 유가 및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3분기 줄줄이 적자를 냈다.
다만 4분기에는 가을철 정기보수로 인한 공급 감소 효과와 계절적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4대 정유업계, 유가·환율 하락에 줄줄이 '적자 늪'
SK이노베이션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4천233억원으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4일 공시했다.
특히 석유 사업에서 6천16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및 중국 석유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유가와 정제마진이 하락한 결과다.
에쓰오일(S-OIL) 또한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4천14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효과(2천861억원 손실)와 환율 하락 등 일회성 요인으로 정유 부문의 적자가 확대된 점이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줬다.
앞서 실적 발표한 HD현대오일뱅크 또한 작년 동기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HD현대오일뱅크의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은 2천681억원으로, 국제유가 하락으로 정제마진이 떨어지며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오는 7일 실적 발표를 앞둔 GS칼텍스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GS칼텍스가 1천억원대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 4분기 계절적 요인 훈풍…정제마진 개선 기대감
국제 유가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3분기 초 소폭 상승한 이후 중국의 석유 수요 감소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대폭 하락했다.
특히 9월은 미국의 제조업 및 고용지표 부진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 등으로 두바이유 기준 연중 최저치인 배럴당 71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유가 약세가 지속됐다.
아시아 정제마진 또한 역내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해상운임 상승으로 경유 수출이 제한되며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업계는 4분기부터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유가 또한 안정적인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유가의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감이 상존하나 미국의 견조한 경제 성장 지속과 중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가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정제마진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가을철 정기보수로 인한 공급 감소 효과 등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도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점진적인 개선이 기대되는 수요·공급 환경 속에서 아시아 정제마진 또한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포트폴리오 강화해 수익성 확보…장기 프로젝트 착착
정유업계는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낼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 기반을 강화하고 기업가치 재고에 힘을 쏟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중동산 중심의 장기계약 원유를 안정적으로 도입하는 한편, 최대 마진 확보를 위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공급망을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2026년 상반기 기계적 준공을 목표로 울산공장에 국내 최대 석유화학 설비 공사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에쓰오일은 "지속적으로 업황이 악화하는 경우에도 아람코로부터의 원유 외상 기일 연장을 탄력적으로 활용하고, 1조원 정도의 예비 대출 한도 차입 약정 부분을 활용해 대응할 수 있다"며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차기(샤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는 것이 밸류업의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구체적인 밸류업 계획을 준비해서 내년에 공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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