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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V5' 기록한 페이커…LoL 넘어 e스포츠의 '전설'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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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V5' 기록한 페이커…LoL 넘어 e스포츠의 '전설' 등극
2013년 데뷔 첫 해 우승…작년 이어 올해도 롤드컵 제패
적극적인 선행도…라이엇게임즈 선정 '전설의 전당' 초대 헌액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사상 최초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5회 우승을 기록한 T1 '페이커' 이상혁(28)의 별명은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선수)다.
선수 생명이 짧은 e스포츠계에서 11년간 현역으로 활동하면서도 기량이 녹슬지 않고 오히려 성장, '살아있는 전설'로서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경신해왔기 때문이다.
페이커가 받는 연봉 액수는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국내 프로게이머 중 최고 액수인 100억 원대로 추정된다.

1996년생인 페이커는 아마추어 시절 '고전파' 라는 닉네임으로 이름을 떨치다 2013년 T1의 전신 'SKT[017670] T1'이 창단되며 미드 라이너로 입단, 'Faker'라는 현재 닉네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 첫 해에 국내 리그인 2013 LoL 챔피언스 서머를 제패하고 롤드컵에 출전, 우승을 거머쥐면서 '로열로더' 타이틀을 얻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만 17세로, LoL 초창기는 물론 현재를 기준으로도 어린 나이였다.
T1의 원년 멤버인 페이커는 이적이 흔한 e스포츠계에서 이례적으로 단 한 차례도 팀을 옮기지 않고 게임단의 역사와 함께했다.

첫 번째 전성기는 2015∼2016년 시즌이었다. 2015년 LCK 스프링·서머 시즌을 석권하고 롤드컵에 출전한 페이커는 한국 팀 'KOO 타이거즈'와의 내전에서 승리하며 우승했고, 이듬해 롤드컵에서는 전 세계를 2연속 제패하며 롤드컵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2017년에는 상반기 국제대회인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까지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우승했다.
2018년 이후로는 다소 부진한 시기를 보냈지만, 여전히 국내리그에서 높은 기량을 보여주며 대체 불가능한 T1의 미드 라이너로 자리매김했다.
2022년에 오랜만에 롤드컵 결승전에 올랐지만, LCK 4번 시드로 올라온 '언더독'이자 마포고등학교 동창 '데프트' 김혁규가 이끄는 DRX에 극적인 역스윕을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그 이듬해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에서 중국 리그의 강력한 우승 후보 웨이보 게이밍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압도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화려하게 '왕의 귀환'을 알렸다.
그리고 지난 3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4 롤드컵 결승전에서 중국의 강팀 빌리빌리 게이밍(BLG)을 풀세트 혈투 끝에 격파하고 우승하며 사상 첫 5회 우승, 2회 2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4세트 경기 도중에는 팀의 위기를 막아내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롤드컵 통산 500킬을 달성하며 결승전 MVP로 선정됐다.
e스포츠는 물론, 역사가 깊은 다른 스포츠를 통틀어도 찾아보기 힘든 성과다.

페이커는 T1의 주장뿐 아니라 국가대표로서도 혁혁한 성과를 올렸다.
그는 e스포츠가 첫 공식 종목으로 선정된 작년 항저우(杭州)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팀 주전 멤버로 발탁, 결승전에서 개최국인 중국 국가대표팀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페이커는 선수로서의 실력뿐 아니라 모범적인 언행과 적극적인 기부로도 유명하다.
데뷔 초에는 종종 장난기 어린 모습도 보였지만, 오랜 선수 생활이 계속되며 철저한 자기관리로 늘 팬들 앞에서 침착하고 겸손한 자세를 보여왔다. 문제가 될 만한 언행이나 사생활 논란을 빚은 적도 없다.
매년 연말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랑의열매에 수천만 원씩을 기부하고 있고, 지난 4월에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 홍보대사 '유니캐스터'로도 위촉됐다.

페이커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6월 라이엇게임즈가 공식으로 선정한 LoL e스포츠 '전설의 전당'에 초대 헌액자로 선정됐다.
라이엇게임즈는 페이커가 오랫동안 현역으로 최고의 성과를 내며 LoL e스포츠가 성장하는 원동력이 됐고, 팬들이 본받을 만한 선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페이커는 헌액 당시 기자 간담회에서 "돈이나 명예는 한시적"이라며 "그보다는 어떻게 하면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까지 계약 기간이 남은 페이커는 2025년에도 자신이 세운 기록의 자체 경신에 도전할 전망이다.

juju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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