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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대선불복' 채비 마친 트럼프…4년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선거관리당국 대비·의회 대응입법·연방정부 동원 불가 등 중대 차이
지방정부 개표부터 제동 시도·대응입법 허점 등 대혼돈 가능성도 상존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4년 전인 2020년 11월 4일(현지시간) 새벽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대동하고 백악관 연단에 섰다.
전날 대선 투표로 미국 전역에서 개표가 한창이었고 당선자 윤곽도 나오지 않은 시점이었다. 트럼프는 사실상 대선 승리를 선언했고 극성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이날의 기습 승리선언은 대선불복의 본격적 시발점이 됐고 결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되던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로 몰려가 난동을 부리는 충격적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미 공화당 대선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년 후인 이번 대선에서도 마찬가지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이미 각종 유세 등을 통해 자신이 압도적 승리를 향해 가고 있으며 민주당이 여러 사기를 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대선에 패배할 경우 지지자들을 재차 대선불복의 한복판으로 이끌기 위한 사전작업에 한창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일 이 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략을 두고 4년 전과 유사성도 많지만 중대한 차이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단 선거관리당국은 조기승리선언이라는 극히 이례적인 수법에 적잖게 당황했던 4년 전과는 달리 당시를 반면교사 삼아 재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했다.
의회에서는 내년 1월 6일 의회에서 이뤄지는 대선 결과 최종 확정을 쉽게 저지할 수 없도록 하는 '선거개표개혁법'을 마련했다.
4년 전 대통령으로서 연방정부를 통솔할 권한을 대선불복에 동원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지방정부에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는 공화당 소속 고위직이 줄어들었다는 것도 차이점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4년 전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선거사기 음모론을 적극적으로 재생산했던 매체들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기도 했다. 보수매체 폭스뉴스의 경우 2020년 개표기 조작 가능성을 집중 거론했다가 해당 업체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을 당해 1조원대의 합의금을 물어주게 됐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기 승리선언으로 또다시 대선 직후 미국 사회가 대대적 혼란에 빠져들 위험은 여전하다고 NYT는 지적했다.
선거 참관인이나 선거 관리자에 포진한 보수 성향 인사가 지방정부 단위의 개표 결과 확정부터 문제 삼을 가능성이 있다. 개표 이후 당선인 확정까지의 여러 절차 중 4년 전에는 막판을 주로 겨냥했다면 이번에는 아예 초반부터 제동을 걸 수 있는 것이다.
선거개표개혁법에도 허점이 있다. 주 당국이 최종 개표결과를 의회로 보내야 하는 데드라인을 강화했는데 그 이전에 지방정부가 주 당국으로 개표결과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승인이 저지되면 교착상태에 빠진다.
폭스뉴스 등은 주춤한다지만 '엑스'(X·옛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허위정보 확산은 더욱 막기 힘들어졌다는 점도 문제다. X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론 머스크가 소유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여론전을 포함한 자체 대책을 세우는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캠프의 다나 레머스 법률수석은 성명에서 "트럼프가 여전히 진행 중인 선거의 결과에 이미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그는 2020년에 실패했고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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