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같은 기관 필요"…러 위협 고조에 EU 정보역량 강화 목소리
'특별고문' 핀란드 전 대통령 보고서…"방첩활동 협력 필요"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EU의 자체 정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제기됐다.
사울리 니니스퇴 전 핀란드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EU 특별고문 자격으로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한 특별 보고서에서 "정책의 전략적, 실행적 측면의 필요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완전한 형태의 정보 협력 서비스를 EU 차원에서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그러면서 더 나은 정보 취합을 위해 정보 및 데이터 공유와 관련한 EU의 원칙을 강화·공식화하고, 정보 필요사항을 적시에 처리하는 체계적으로 조율된 프로세스를 구축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방첩 활동을 조율하기 위한 EU 기관들과 회원국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유럽판은 니니스퇴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은 EU에 미국 중앙정보국(CIA) 스타일의 기관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가 '유럽의 민간 및 군사 대비 태세 강화'라는 제목으로 낸 이번 보고서는 지난 3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의뢰로 작성됐다.
이번 구상은 지난 2년 반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이 이어지면서 EU 회원국들 사이에 러시아의 안보 위협에 대한 우려가 증폭한 가운데 나왔다.
특히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EU도 이런 움직임이 세계 안보 지형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EU 차원의 정보 활동 확대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EU에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에 대한 회원국들의 우려 분위기를 전하며 EU가 '고위험 임무'를 위한 뛰어난 인재를 확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짚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정보 수집이 주로 회원국의 책임이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며 "우리는 정보의 흐름, 정보의 수집, 수집된 정보의 흐름을 개선하는 데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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