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반값요금' 전기차 택시 확산에 요금 인하 경쟁
전기차 충전비, 기존 택시 연료비의 5분의 1 수준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베트남에서 연료비가 기존 택시보다 훨씬 저렴한 전기차 택시가 보급되면서 택시 요금 인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뚜오이쩨에 따르면 최근 택시회사 '마이린'은 베트남 북부 랑선성에서, '택시 123'은 북부 박닌성에서 각각 베트남 전기차회사 빈패스트의 경차 'VF 3' 모델을 이용한 전기차 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들 택시는 기본요금 9천 동(약 490원)에 ㎞당 평균 6천 동(약 330원)의 파격적인 요금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 택시 요금이 기본요금 1만2천∼1만5천 동(약 660∼820원)에 ㎞당 평균 7천∼1만2천 동(약 380∼660원) 수준인 데 비하면 최대 절반까지 낮은 셈이다.
호찌민시 주민 민 투 씨는 전기차가 편리하고 요금이 부담 없는 데다가 매연이 나오지 않아 자기 가족들은 이제 장거리를 이동할 때 전기차 택시를 고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의 택시 사업자와 차량호출 서비스들은 기존 요금 모델을 재고하게 됐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이처럼 전기차 택시 요금이 낮은 것은 전기차 충전 비용이 가솔린 등 내연기관차 연료비보다 매우 저렴하기 때문이다.
VF 3의 경우 ㎞당 충전 비용이 약 300∼400동(약 16∼22원)으로 내연기관차 택시의 ㎞당 연료비 약 2천 동(약 109원)의 5분의 1 수준이다.
VF 3이 일반 내연기관차 택시보다 작은 경차임을 고려해도 큰 차이다.
다만 충전 시간이 기름을 넣는 시간보다 좀 더 걸린다는 점은 부정적 요인이지만, 이런 큰 폭의 비용 절감 덕분에 전기차 택시가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공할 수 있다고 뚜오이쩨는 평가했다.
베트남에 전기차 택시를 도입한 것은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전기차 택시회사 '그린 앤드 스마트 모빌리티'(Green SM·GSM)다.
빈패스트 창업자인 팜 녓 브엉 빈그룹 회장이 운영하는 GSM은 판매가 부진한 빈패스트 전기차 재고를 대신 떠맡는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과 공격적인 수익 분배 전략 등을 통해 현재 전국 45개 성에서 3만 대 이상 차량을 운영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반면 대표적 택시회사인 비나선(Vinasun)의 경우 전기차 택시와의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3분기 매출이 21%, 순이익이 36% 각각 감소하는 등 기존 택시회사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비나선은 연료비를 최대 50%까지 절감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차 택시 700∼1천 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jh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