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숙박시설 347곳 가격 조사…추가비 요구 문제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여름 휴가철이나 지역 축제, 유명 공연 기간 숙박비가 급등해 소비자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양한 가수의 공연을 물과 함께 즐기는 '워터밤'이 열릴 때 해당 지역 호텔비가 5배(400.0%)까지 치솟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성수기 숙박요금 동향 파악을 위해 숙박 예약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숙박시설 347곳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올해 7월27일∼8월31일 워터밤 6개 개최지 인근 숙박시설 47곳 중에서 25.5%(12곳)의 주말 숙박비가 평균 14만원대에서 평균 21만8천원으로 52.4% 올랐다.
A호텔은 워터밤 기간 주말 요금을 80만원으로 전 주말 16만원의 5배로 올렸다. B호텔과 C모텔 역시 숙박비를 50.0% 이상 올려받았다.
올해 7월27일∼8월25일 가수 싸이의 흠뻑쇼 개최지 5개 지역 인근 숙박시설 41곳 68.3%(28곳)의 주말 숙박요금이 평균 10만6천원대에서 15만7천원대로 50.0% 인상됐다.
한 모텔은 흠뻑쇼 기간 주말 요금을 25만원으로 전 주말 9만원의 2.8배(177.8%)로 인상했다.
일부 지역 축제의 경우 인근 숙박시설 21곳 중 19곳(90.5%)이 이용요금을 평소 주말과 비교해 최대 126.8% 올렸다.
아울러 소비자원이 7∼8월 숙박비를 조사해보니 비수기와 비교해 모텔은 최대 196% 올렸고 펜션과 호텔도 각각 최대 111%, 192%까지 인상했다.
소비자원이 2022년부터 지난 7월까지 2년 7개월 동안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숙박 요금 관련 소비자상담 200건을 분석한 결과 '가격변동 등에 따른 사업자의 일방적인 예약 취소 및 추가금 요구' 관련 상담이 60.5%(121건)로 가장 많았다.
한 소비자는 숙박 예약플랫폼에서 펜션을 특가로 제공한다는 광고를 보고 23만2천여원을 결제했으나 예약 당일 펜션 측에서 성수기 요금으로 재결제 또는 취소해달라고 요구했다.
소비자원이 숙박시설 이용 시 피해를 봤다는 소비자 180명을 대상으로 피해 유형을 물어본 결과 394건의 응답(중복) 가운데 추가 비용 요구가 28.2%(111건)로 가장 많았다.
취소 또는 환급 거부가 20.8%(82건), 표시·광고 내용과 다른 시설이 20.5%(81건)로 뒤를 이었다.
숙박업소로부터 예약취소를 요구받은 65건 중 66.2%(43건)는 숙소 측 책임으로 예약이 취소됐음에도 제대로 배상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사업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사용 하루 전 또는 당일 취소할 경우 소비자에게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숙박시설 347곳 가운데 49.6%(172곳)는 이런 사례에 대한 배상기준을 고지하지 않았다.
또 숙박시설들은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사용 하루 전 또는 당일 취소하더라도 총 요금의 일부(10% 이상)를 환급해야 하지만 56.8%(197곳)가 환급 불가라고 고지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숙박 사업자에게 숙박시설 추가 이용요금을 사전에 알리고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반영한 환급 규정을 고지하라고 권고했다.
또 숙박시설 계약 해지 시 사유별 환급기준을 추가하고 명확한 성수기 날짜와 해당 가격·환급기준을 사전 고지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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