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대선서 중도좌파 野후보 1위…내달 24일 결선투표(종합)
오르시, 과반 득표엔 못미쳐…2위 與후보, 중도파 3위와 연대 모색
현지 언론 "정년 65→60세 하향·심야 가택 수색 허용 국민투표 부결"
(멕시코시티·서울=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권수현 기자 = 27일(현지시간) 실시된 남미 우루과이 대통령선거에서 중도좌파 야당인 '광역전선'(FA)의 야만두 오르시(57) 후보가 1위에 올랐으나 득표율이 과반에 못 미쳐 내달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74% 이상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오르시 후보는 44% 득표율로 1위를 굳혔다.
다만 그는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다음 달 24일 결선투표에서 당선인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현지 TV방송 카날 4, 카날 10, 텔레도세 등은 개표 초반 추이와 여론조사 업체 출구 조사를 토대로 오르시 후보가 42∼44%대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 몬테비데오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지역(카넬로네스) 주지사를 지낸 오르시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40%대를 유지하며 다른 후보들보다 다소 여유롭게 이번 선거를 치렀다.
현지에서 '쟈만두'(이름 야만두의 남미식 발음)라고 불리는 그는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지방자치단체를 이끌며 중도나 우파 성향 인사까지 포용하는 모습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현지 일간은 전했다.
오르시 후보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때 '우루과이의 날' 행사 주관차 대표단과 함께 방한한 적이 있다.
그가 속한 광역전선은 타바레 바스케스(1940∼2020) 전 대통령과 청빈함으로 잘 알려진 호세 무히카(89) 전 대통령을 내세워 오랫동안 양당(백당·홍당) 체제였던 우루과이에서 2004∼2019년 좌파 정권으로는 처음으로 집권했다.
이후 직전 대선에서 백당(국민당)의 루이스 라카예 포우(51) 현 대통령에게 권좌를 내줬다.
2위에는 중도우파 성향 집권 국민당의 알바로 델가도(55) 후보가 올랐다. 득표율은 27%다.
수의사 출신으로 포우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델가도 후보는 현 정권의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우루과이에서는 재선은 가능하지만 연임은 불가능하다.
중도 성향인 홍당(콜로라도당)의 안드레스 오헤다(40) 후보는 득표율 17%로 결선투표 진출에는 실패했다.
델가도 후보는 오헤다 후보와 '누구든 결선 투표 진출 시 상호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한 바 있어 결선 투표에서 오헤다 후보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앞서 지난 25일 로이터통신은 오헤다 후보가 "우리 당은 델가도 후보의 백당과 연대할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중도좌파 집권을 막기 위해 (백당과) 단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1, 2위를 한 오르시 후보와 델가도 후보는 결선 승리를 다짐했다.
오르시 후보는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지지자들에게 한 연설에서 "광역전선은 다시 한번 우루과이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며 "(결선까지) 앞으로 27일 동안 우리는 더 큰 열망을 가지고 마지막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델가도 후보도 지지자들 앞에서 "국민들은 우리에게 신뢰를 보냈다"며 "내일 우리는 결선을 위한 캠페인을 계획하기 위해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우루과이는 남한의 1.7배 가량(17만6천㎢) 크기이며, 인구는 340여만명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라틴아메리카 최고 수준이다.
한편, 대선과 함께 치러진 국민투표에서는 정년을 65세에서 60세로 낮추고 민간연금 제도를 없애는 안과 치안 강화를 위해 심야 가택수사를 허용하는 안 모두 반대 의견이 높았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walden@yna.co.kr
inishmor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