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지방선거서 중도우파 야당 약진…룰라 입지 좁아지나
'인구 최대' 상파울루 시장선거에서 보수파 현직 재선 성공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브라질 지방선거에서 중도우파 야당이 집권당을 비롯한 좌파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브라질 선거법원은 27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 결선 투표에서 인구 최대 밀집 지역인 상파울루 시장에 중도우파 성향 브라질민주운동당(PDB) 소속 히카르두 누네스 현 시장이 좌파 브라질사회주의자유당(PSOL) 소속 길례르미 볼루스 하원 의원을 누르고 재선됐다고 밝혔다. 임기는 4년이다.
두 사람은 각각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누네스)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볼루스)의 직·간접적 지지를 받은 터라, 지난 대선의 '대리전' 성격도 띠고 있었다.
상파울루시에는 2억1천만명의 브라질 인구 중 약 1천200여만명이 살고 있다. 상파울루주(州)로 확대하면 4천만명이 넘는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상파울루가 주지사·시장 선거에서 모두 최대 승부처로 인식돼 왔다.
현 주지사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가까운 타르시지우 지 프레이타스가 지난해 1월부터 재임 중이다.
브라질 여당은 이번 선거에서 상파울루 외에도 살바도르와 벨루오리존치 등 대도시 지방자치단체장을 보수파에 내줬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선 지난달 선거(1차)에서 룰라 대통령 지지를 받은 중도파 시장이 재선을 확정했다.
룰라 대통령의 노동자당(PT)이 민심의 외면을 받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지난 달 6일 1차 투표에서 일찌감치 예견된 바 있다.
당선인 숫자가 많은 정당 1∼3위는 모두 중도·중도우파로 분류되고, 집권당은 9위권에 그친 것으로 G1과 폴랴지상파울루 현지 매체는 분석했다.
폴랴지상파울루는 "룰라 대통령이 국정 운영 과정에 지방정부와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중도 정당 당선인의 경우 유세 과정에 정책에 따라 정부에 협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만큼 집권 중반에 접어든 룰라 정부의 포용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브라질은 국내법상 유권자 20만명 이상 도시에서 1차 투표 결과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 투표를 실시해 지방자치단체장 당선자를 확정한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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