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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총재, 금리 인하에 "방향은 명확하지만 속도는 결정해야"
빅컷 가능성 배제 안해…트럼프 연준의장 역할 비판엔 "수천명이 열심히 해"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달까지 2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인하한 가운데,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은 명확하지만 인하 속도는 여전히 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텔레비전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 폭을 두고) 한주 내내 50bp(1bp=0.01%포인트)나 25bp가 되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여정의 방향은 명확하지만 속도는 결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향후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앞서 ECB는 6월 주요 정책금리를 25bp 내리며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했다.
7월에는 동결했지만 이후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진정되고 경기 위축 우려는 커지면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2개월 연속(9·10월) 25bp씩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를 기록, 2021년 4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목표치 2.0%를 밑돌았다.
시장 투자자들은 향후 4차례 금리 결정 회의에서 25bp씩 금리가 내리고 내년 중반까지 3.25%인 예금금리가 2%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금융시장에서는 다음 회의인 12월 빅컷 가능성을 28% 정도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빨리 2%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에 근거한 것으로,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이르면 내년 초 2%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올바른 궤도 위에 있다면서 최근 지표에 대해 "비교적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부터 금리를 내린 것은 분별 있는 접근이었으며 조심성을 갖고 계속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모두 내년에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2% 물가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도 "(에너지 가격과 서비스 물가 등) 모든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보기도 했다.
한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역할에 대해 비판한 것과 관련, 라가르드 총재는 중앙은행의 역할을 옹호하는 발언도 내놨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 의장의 역할에 대해 "정부에서 최고의 직업이다. 한 달에 한 번 사무실에 나타나 '(금리 결정 관련) 동전을 던지자'고 말하는데, 모두가 신처럼 얘기한다"고 비꼬았다.
라가르드 총재는 관련 질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와서 우리를 방문해봐야 한다"면서 "경제학자·법학자·컴퓨터공학자 등 수천 명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이 아니라 매일 매우 열심히 일한다고 보장할 수 있다"고 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공정무역은 성장·고용·혁신·생산성 향상을 위해 중요하다"면서 미국도 고립이 아닌 무역이 활발하던 시기에 번영했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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