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역대 최대' 샤힌 프로젝트 순항 중…EPC 공정 진행률 40%
프로젝트 투자액 9조2천억원 규모…울산에 대단위 석유화학 생산설비 구축
26만평 부지에 핵심장치 '크래킹 히터' 도입…에쓰오일 "석화 비중 2배로"
(울산=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지난 22일 대한민국 에너지·석유화학 산업의 심장으로 불리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단지 내 에쓰오일(S-OIL) 울산 온산공장 입구에서 10분가량 버스를 타고 이동하자 수십m에 달하는 대형 크레인과 대규모 설비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곳에서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이다.
'국내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생산 단지'라는 프로젝트 명성에 걸맞게 드넓은 88만1천㎡(약 26만평) 규모 부지와 초대형 설비들에 입이 떡하고 벌어졌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2026년까지 9조2천580억원을 들여 온산국가산업단지 내에 스팀 크래커(기초유분 생산설비)를 비롯한 대단위 석유화학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에쓰오일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한국 내 투자 중 사상 최대 규모로, 지난 2022년 11월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이자 아람코의 대주주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한국을 방문한 시기에 맞춰 투자 결정이 이뤄졌다.
에쓰오일은 건설이 완공되는 2026년에 정유화학 매출 대비 6분의 1 수준인 기존 석유화학부문 비중을 두 배 이상 늘려 종합 석유화학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에쓰오일에 따르면 현재 샤힌 프로젝트 관련 전체 EPC(설계·구매·건설) 공정 진행률은 40%에 달한다.
샤힌 프로젝트는 생산 공정과 설비에 따라 1∼3단계의 패키지 구역으로 나눠진다.
1단계에서는 41만㎡ 부지에 스팀 크래커의 핵심 장치인 '크래킹 히터'를 설치하고, 나프타와 액화석유가스(LPG) 등의 원료를 열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샤힌 프로젝트의 스팀 크래커는 연간 180만t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한 단일 설비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현장에는 초대형 크래킹 히터 10기 중 8기가 벌써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각각 가로 약 10m, 세로 40m, 무게 3천200t의 초대형 중량물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전남 영암에 있는 국내 플랜트 업체에서 모듈 형태로 (크래킹 히터를) 제작해 해상으로 이송해오며, 전체 모듈 설치가 완료되면 높이 67m에 달하는 10개의 설비가 웅장한 위용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TC2C 시설과 저장 설비도 건설·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TC2C는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신기술이다. 모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의 원천 기술로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최초로 상업 가동될 예정이다.
패키지 2단계에서는 해안가 쪽으로 5.4㎞ 떨어진 장소에서 1단계 스팀 크래커에서 생산한 에틸렌을 원료로 고밀도·저밀도 폴리머를 생산한다. 부지 규모만 40만1천㎡에 달한다.
7천㎡ 부지에 조성되는 패키지 3단계는 저장 탱크 21기를 설치한다.
패키지 1단계에서 생산된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이곳에 저장했다가 폴리머를 생산하는 패키지 2단계로 이동시킨다.
현대건설 소속의 이현영 샤힌 프로젝트 사업관리단 팀장은 "크래킹 히터 설치는 6월부터 시작했으며 배관공사도 이달 작업에 돌입했다"며 "12월 말 모듈 설치에 착수해 내년 9월에 105개의 모듈 설치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사 피크 때는 직업 투입 인원과 외부 관여 인력까지 고려하면 1만7천명이 프로젝트에 투입된다"며 "기한 내에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샤힌 프로젝트에는 현대건설을 비롯해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가 시공사로 참여해 통합관리팀을 운영 중이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기존 석유화학 부문의 매출 비중이 2배 이상 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올해 에쓰오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정유 부문(78.9%)·윤활 부문(8.3%)·석유화학 부문(12.8%) 등이다.
박성훈 에쓰오일 공장지원 부문장(상무)은 "샤힌 프로젝트는 회사가 명운을 걸고 있는 사업"이라며 "프로젝트 이후 회사의 석유화학 매출 비중은 25%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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