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피격·투옥…멕시코·과테말라 언론계 '수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와 과테말라에서 언론계가 카르텔 폭력과 당국의 과도한 수사 등에 수난을 겪었다.
멕시코 일간지 엘데바테는 최근 자사 직원과 사무실에 대한 마약 밀매 갱단원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됐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언론 매체는 엑스(X·옛 트위터) "전날 우리 회사 신문 배송 직원이 괴한에 의해 납치됐다"며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이 우리 직원을 차에서 끌어 내린 뒤 어디론가 데려간 것으로 확인된다"고 썼다.
피랍 발생지는 시날로아주(州)의 중심 도시(주도)인 쿨리아칸이다.
쿨리아칸은 현재 미국에서 수감 중인 악명 높은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차포)이 이끌던 마약 밀매 갱단, 시날로아 카르텔의 주요 활동지 중 한 곳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17일 몇 명의 남성이 엘데바테 신문사에 총질한 지 이틀 만에 일어났다. 당시 부상자는 없었다.
현지에서는 마약 밀매 카르텔에 대한 보도를 이어간 언론사에 갱단원들이 위협 목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 당국은 시날로아 카르텔 수괴급 범죄자들의 잇단 체포 이후 내부 핵심 분파 간 주도권 다툼이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 쿨리아칸을 비롯한 시날로아에서는 9월부터 200명 넘는 이들이 폭력 사태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웃 과테말라에서는 정부 비판에 앞장섰던 저명한 언론인이 돈세탁 죄로 실형을 살다가 800여일만에 석방됐다.
엘페리오디코(현재는 폐간) 발행인 호세 루벤 사모라는 2022년 7월 수감돼 2023년 6월 징역 6년을 선고받았으나, 수사 및 법집행 절차상 흠결로 법원으로부터 가택 연금 판결을 받았다고 현지 일간 프렌사리브레는 보도했다.
수사 당시 과테말라 검찰은 별다른 증거 없이 일부 참고인 진술을 바탕으로 사모라를 기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테말라 검찰 수사 이후 엘페리오디코 취재진 8명이 외국으로 떠났으며, 사모라 가족 역시 과테말라를 등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국제언론인협회(IPI)로부터 언론자유영웅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사모라는 엘페리오디코를 통해 정부의 부정부패 가능성에 대한 보도를 주도한 바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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