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럼버거, '동해심해 가스전' 암석·가스 성분 기록·분석한다
이수검층 작업 맡아…흙탕물에 섞인 가스 양·성분 파악
석유공사, 12월 탐사시추 준비…시추공 폐쇄작업은 '베이커 휴즈' 용역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미국 유전 개발회사인 슐럼버거(Schlumberger·SLB)가 오는 12월 1차공 탐사시추를 시작하는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에서 암석과 가스 등의 성분을 기록·분석한다.
20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세계 1위 시추기업인 슐럼버거에 동해 8/6-1광구 북부지역 탐사 시추를 위한 '이수검층'(mud logging) 용역 기술평가를 의뢰했다.
지명입찰로 진행된 이번 사업에는 총 3개사가 제안서를 제출해 슐럼버거가 최종 낙찰됐다.
슐럼버거는 장비 기술평가와 함께 육상 코디네이터, 데이터 엔지니어, 표면 로그 지질학자, 시료 채취자 등의 기술자 경력 등에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 이번 1차공 탐사시추 이수검층 용역을 맡게 됐다.
앞서 슐럼버거는 2022년 말 동해 심해 가스전에 대한 석유공사와 우드사이드의 탐사 유망성 관련 자료를 재평가(peer review)하기도 했다.
이수검층은 유망구조를 대상으로 땅속을 깊이 파는 탐사시추 작업의 핵심 중 하나로 꼽힌다.
유정에서 나오는 이수(흙탕물)에 섞인 유가스 양과 성분을 기록하는 일로, 시추 중 굴착한 암석과 유체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슐럼버거는 지층의 암상 및 탄화수소 검사, 가스성상 분석 등을 통해 지질 자료를 취득하고 암상 규명을 위한 암석 샘플 및 이수 가스를 일정한 간격으로 채취할 계획이다.
이수검층 작업으로 기록된 정확한 데이터는 적절한 저류층 여부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잠재적으로 간과될 수 있는 생산 구역을 찾아낼 수 있다.
이수검층과 함께 탐사시추의 또 다른 주요 과정인 물리검층까지 거치면 탄화수소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층에 대한 산출시험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매장량 평가와 향후 생산 예측을 위한 저류층 모델을 수립할 수 있다.
오는 12월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1차공 탐사시추는 사람의 치료 과정에서 '조직 검사'에 흔히 비유된다.
시추 작업으로 굴착한 시추공은 땅속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터널의 역할을 한다. 지하로 뚫려 있는 작은 구멍 안으로 암석을 관찰할 수 있는 다양한 검사 장비를 넣어 석유·가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층을 관찰하는 것이다.
앞서 석유공사는 이 같은 탐사시추 작업을 위해 부산신항을 배후 항만으로 정했다.
다음 달 첫 시추공을 뚫을 드릴쉽 '웨스트 카펠라'호가 한국을 향해 출발하면서 탐사시추 절차는 본격화한다.
아울러 석유공사는 시추 작업 시 장비나 이물질이 유정 안에 빠졌을 때 이를 꺼내는 작업을 의미하는 '피싱'(fishing)과 시추공 폐쇄 작업인 'P&A' 용역의 경우 원유 시추 회사인 베이커 휴즈 싱가포르 법인에 맡겼다.
베이커 휴즈는 해당 작업을 위한 장비를 빌려주고 기술자를 제공할 예정이다.
석유공사는 "탐사시추 데이터를 분석하면 석유·가스 매장량과 질, 저류암 속에서 석유·가스가 잘 흘러갈 수 있는지 등을 판단할 수 있다"며 "시추공이 앞으로 이 구조에서 나올 석유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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