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北과 조약, 상호 군사원조 명확"…내달 비준안 하원심의(종합2보)
러·이란 조약에 상호방위 조항 포함 여부엔 답변 회피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는 북한과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북러조약)이 안보 분야를 포함한 모든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15일(현지시간) 강조했다.
북한의 남한 무인기 평양 침투 주장과 남북 연결도로 폭파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북러조약은 다음 달 러시아 하원의 비준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러조약의 내용에 대해 "안보 보장을 포함한 모든 분야의 협력을 전략적으로 심화한다는 것이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 조약의 상호방위 조항과 관련, 한반도 분쟁에서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하거나 러시아와 서방의 분쟁에서 북한이 러시아 편을 들 수 있는 의미냐는 질문에 페스코프 대변인이 "조약의 문구에 대해서는 꽤 명확하게 나왔기 때문에 추가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북러조약 비준 절차가 완료되면 자세한 내용을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체결한 이 조약은 쌍방 중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쪽이 군사원조를 제공하고 안보 협력을 심화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이 때문에 북러가 군사동맹 수준으로 관계를 끌어올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도 이날 북한에 대한 침략 행위가 발생하면 러시아는 조약에 따라 북한에 군사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덴코 차관은 조약 제4조에 침략 시 상호 원조 문제가 명확히 기술돼 있다며 "북한에 대한 침략 행위가 일어나면 우리의 법에 따라, 그리고 북한의 법에 따라 필요한 모든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하원(국가두마) 국제문제위원장은 하원이 내달 초·중순 북러조약 비준안을 심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북러조약 비준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슬루츠키 위원장은 "하원 국제문제위원회는 북한과 조약을 비준하기 위한 패키지를 접수했다. 우리는 이달 말까지 차기 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우선순위로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원에 11월 초·중순에 조약 비준을 고려하자고 제안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최종 결정은 두마 회의에서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조약은 하원의 비준과 상원의 비준을 거쳐 대통령이 비준서에 서명하고 조약 당사자가 비준서를 교환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조약이 비준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과 한반도 긴장 속 군사 분야를 포함한 북러 밀착이 더욱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는 연일 북한의 편을 들며 한국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전날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무인기 사건을 언급하며 "북한에 대한 주권 침해이자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이날은 루덴코 외무차관이 "한국의 행동들은 도발로 낙인찍힐 수 있다"며 가세했다.
한편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와 이란이 준비하는 새로운 협정에도 상호방위 관련 내용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이 준비된 이후에 내용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푸틴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오는 22∼24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기간에 별도로 양자 회담을 하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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