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된 데탕트 상징물"…외신, 남북 연결도로 폭파 긴급 타전
"'드론 침투' 北주장 후 긴장 수위 고조", "남북관계 수년래 최악"
"북한이 강조하는 '적대적 두 국가' 체제 관련 실질적 군사 조치"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북한이 15일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힌 가운데 외신도 이 소식을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특히 외신은 이들 도로가 남북한 '데탕트(긴장완화) 시대'의 상징물이었다고 전하며 이날 폭파는 북한이 남한과의 단절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짚었다.
AP 통신은 한국이 북한의 수도 평양에 무인기(드론)를 띄웠다는 주장을 둘러싸고 남북 사이 적대감이 고조된 가운데 북한의 도로 폭발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도로를 파괴하는 것은 남한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남한이 북한의 주적임을 공식적으로 굳히는 한편 평화로운 한반도 통일을 추구하려는 북한의 수십 년간 목표를 포기하려는 김정은 지도자의 추진(내용)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AP는 폭파된 도로들이 남북 평화의 상징이었다고 규정했다.
AP는 "2000년대 '데탕트 시대'에 남북한은 무장된 국경을 넘어 두 개의 도로와 두 개의 철로를 다시 연결했다"며 "하지만 이후 남북한이 북핵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이들 도로·철로의 가동은 차례로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도 합참을 인용해 북한의 폭파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이들 도로의 상징성에 주목했다.
로이터는 "국경을 넘어 연결됐던 이 길들은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한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의 화해 시기가 남긴 흔적"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또 "남한이 평양 상공으로 드론을 날렸다는 북한의 주장 이후 남북 사이 설전 수위가 고조돼 왔다"고 이번 사건의 배경을 설명했다.
AFP 통신은 북한의 이번 도로 폭파와 관련, "김정은이 남한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을 소개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북한이 자주 언급해온 '적대적 두 국가' 체제와 관련된 실질적인 군사 조치"라며 북한은 국경을 따라 더 많은 물리적 장벽을 세우는 일을 고려할 수 있고 이번 폭발은 "이런 장벽 건설을 위한 준비 작업"일 수 있다고 말했다.
AFP는 "남북 관계가 수년 만에 최악이 됐다"라고도 평가했다.
DPA 통신도 북한의 폭파 소식을 전하며 연합뉴스를 인용해 남북 간 도로 연결은 "한 때 남북 협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다"고 짚었다.
앞서 합참은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북한군은 오늘 정오께 경의선 및 동해선 일대에서 (남북) 연결도로 차단 목적으로 추정되는 폭파 행위를 자행했으며, 현재는 중장비를 투입해 추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폭파로 인한 우리 군의 피해는 없다면서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 대응사격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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