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행정장관에 '친중 판사' 삼호우파이…첫 본토 출신 수반
"마카오 발전, 中 국가 발전과 융합" 일성
톈안먼 추모집회 불법화·민주인사 출마 금지 당시 법원장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마카오특별행정구 제6대 행정장관에 중국 본토 태생의 삼호우파이(岑浩輝·62) 전 마카오종심법원장이 선출됐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삼 전 원장은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약 1시간 35분에 걸쳐 중국-포르투갈어권 국가 비즈니스 협력 플랫폼 단지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치러진 선거에 유일한 후보로 출마해 재적 선거인단 398명 중 394명의 지지로 행정장관에 당선됐다. 4표는 무효표였다.
마카오특별행정구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의 임기는 5년으로, 68만여명의 마카오 인구를 대표하는 선거인단 400명이 선출하고 중국 중앙정부가 임명한다. 삼 당선인은 올해 12월 임기를 시작한다.
삼 당선인은 "기본법(마카오기본법) 규정에 따라 행정장관은 (중국) 중앙인민정부에 책임을 지고 마카오특별행정구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방침의 정확하고 흔들림 없는 관철을 기본 지침으로, 국가 주권·안보·발전 이익 수호를 최고 원칙으로, 경제의 적절하고 다원적인 발전 가속화와 (중국) 국가 발전 대국(大局·큰 구도)에의 융합을 사명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에서 유일하게 도박이 허용돼 '중국의 라스베이거스'로도 불리는 마카오는 코로나19 봉쇄가 해제된 작년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2천6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유입되면서 경제 회복세를 보였으나 올해 상반기 소매 매출이 전년 대비 17.5% 감소하는 등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삼 당선인은 "(마카오인들은) 정부가 기업 환경 개선과 지역 경제의 회복·발전 지원, 어려움에 빠진 중소기업 지원을 주도하기를 희망한다"며 "사람들은 유능하고 실용적인 정부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본토 관광객의 소비 관념·습관이 바뀌었고, 이제 마카오에서는 공휴일마다 주민들이 북쪽(본토)으로 가서 그곳에서 소비한다"며 "이는 중소기업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중국 남부 광둥성 중산시 출신인 삼 당선인은 역대 마카오 행정장관 가운데 처음으로 마카오 태생이 아닌 인물이다. 법조인 출신이 마카오 행정장관이 된 것도 최초다. 앞선 세 명의 행정장관(1∼2대 이드문드 호·3∼4대 페르난두 추이·5대 호얏셍)은 모두 기업인 출신이다.
삼 당선인은 1981년 베이징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포르투갈에서 더 공부했다. 이후 마카오가 포르투갈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1999년 12월, 마카오종심법원장에 임명됐다.
AFP통신은 삼 당선인이 지휘한 마카오종심법원이 지난 2021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추모 촛불집회를 불법으로 판단했고, 같은 해 삼 당선인과 동료 판사들이 마카오 민주 인사 21명의 입법회(의회) 선거 출마 금지를 승인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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