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채발행 대폭 확대" 추가 부양책…규모는 공개안해(종합2보)
란포안 재정부장 기자회견…"특별국채 발행해 국유은행 자본 확충"
"지방정부도 특별채권 발행해 유휴토지·미분양주택 매입할 수 있도록 허용"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이 12일(이하 현지시간) 경기 부양을 위해 국채 발행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발행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잇단 경기부양책에 동원된 국유은행을 돕기 위해 특별국채가 발행되며, 지방정부도 유휴 토지와 미분양 주택 매입을 위해 특별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앙정부가 부채를 늘릴 수 있는 상대적으로 큰 여지를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주최한 기자회견은 란 부장이 '역주기조절(逆周期調節·경제가 하방 압력을 받으면 금리 인하 등으로 완화하고 상승세가 과열되면 열기를 식히는 거시경제 정책) 강도 강화와 경제 고품질 발전 추진' 상황을 소개하려고 마련됐다.
란 부장뿐 아니라 부부장(차관) 3명이 모두 참석했다.
국채 발행 확대는 저소득층에 보조금을 제공하고 침체한 부동산 시장을 지원하며, 국유은행 자본을 확충하기 위한 목적이다.
다만, 구체적인 발행 규모는 제시되지 않았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금융시장에서는 2조위안 규모의 재정 정책을 기대하며, 일각에선 3조위안 전망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란 부장은 이와 별도로 경기 회복을 위해 올해 연말까지 사용할 수 있는 특별국채가 2조3천억위안(약 440조원) 규모라고 소개했다.
국유은행 자본 확충은 특별국채 발행을 통해 이뤄진다.
이를 통해 국유은행들의 위험을 방지하고 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출을 촉진하는 능력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현재 6대 국영은행(공상은행 중국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 교통은행 우정저축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기준을 뛰어넘지만, 최근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및 정책금리 조치로 자본 확충 필요성이 커졌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특별국채 발행을 통해 주요 국유은행에 최대 1조위안의 자본을 투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최근 전했다.
부동산 회복 정책과 관련해 랴오민 차관은 지방정부가 특별채권을 발행해 문제가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로부터 유휴 토지를 매입할 수 있도록 하고, 미분양 주택 구매에 특별채권을 사용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방정부가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LGFV)을 통해 숨겨진 부채를 스와프(교환)할 수 있도록 일회성 대규모 부채 한도 증액 조치도 도입된다.
이번 재정정책에 대해 중국 사모펀드회사 상하이 추양캐피탈 황옌 매니저는 로이터에 "일정이나 규모, 세부적인 자금 사용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강도는 예상보다 약했다"면서 추가 부양책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 정부는 경제가 부동산 시장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으로 강한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 아래 놓인 가운데 5% 안팎이라는 올해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지급준비율(RRR·지준율) 0.5%포인트(p) 인하, 장기 유동성 1조위안(약 190조원) 공급, 정책 금리·부동산 대출 금리 인하, 증시 안정화 자금 투입 등의 대책이 잇달아 발표됐다.
대책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시중은행들의 기존 부동산 대출 금리를 일괄 인하하기로 했는데, 시중은행들은 인하 조치를 오는 25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신화통신이 이날 전했다.
앞서 인민은행은 상업은행들이 오는 31일 전까지 '대출우대금리(LPR)-0.3%포인트(p)'를 넘는 기존 부동산 대출 금리를 'LPR-0.3%p'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규정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통화정책 조정에 나선 만큼 공공 투자 확대 등 재정정책이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해왔다.
란 부장이 더 많은 역주기 조절 조치들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함에 따라 추가적 재정 정책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는 중국이 내놓은 일련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세부 사항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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