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한달' 美항공기업체 보잉 "직원 10% 감축"…1만7천명 대상
최고경영자 "회사 어려운 상황 직면…구조적인 변화 필요"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미국 항공기 제작업체 보잉의 공장 노동자들이 한 달째 파업 중인 가운데 사측이 정리해고 카드를 꺼내 들었다.
보잉은 3분기(7∼9월) 주당 3.37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용 절감을 위해 전체 직원의 10%를 감원할 계획이라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보잉의 전체 직원은 약 17만명으로 감원 대상은 1만7천명에 달한다. 보잉의 지난 2분기 주당 순손실은 2.90달러로, 3분기에 손실 폭이 더 커지는 셈이다.
켈리 오토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우리 사업은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으며, 우리가 직면한 도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회사를 회복하려면 어려운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구조적인 변화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토버그 CEO는 이와 함께 "777X 여객기를 2026년까지 인도하지 않고 2027년에는 767 상업용 항공기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777X는 장거리 운항에 특화된 기존 777 모델을 개량한 최신 모델로, 당초 인도 계획보다 6년 늦어지는 셈이다.
767 기종은 지난 4월 이륙 직후 비상 탈출용 슬라이드가 떨어져 나가고 5월에는 앞바퀴가 내려오지 않아 화물기가 활주로에 그대로 동체 착륙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737 맥스 기종의 잇따른 사고로 켈리 CEO가 지난 7월 보잉의 새 수장으로 지명된 이후 가장 극단적인 조치라고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전했다.
워싱턴주와 오리건주,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보잉 공장 노동자 약 3만명은 지난 13일부터 더 높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16년 만에 파업에 들어갔다.
보잉은 올해 초 5천m 상공을 비행하던 여객기에서 창문이 뜯겨 나가는 등 737 맥스 기종의 잇따른 사고와 공장 노동자의 파업으로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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