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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외주화' 논란 속 알바니아에 伊 이주민센터 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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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외주화' 논란 속 알바니아에 伊 이주민센터 개소
지중해서 구조 이주민 알바니아로 보내 망명 심사
멜로니 "혁신적인 이주민 해결책"…인권단체는 '위험한 선례' 우려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가 11일(현지시간) 알바니아에 최대 3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주민 센터 두 곳을 공식 개소했다고 A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파브리치오 부치 주알바니아 이탈리아 대사는 이날 알바니아 서북부 셴진 항구에 있는 이주민 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늘부터 두 센터가 준비돼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두 센터가 이주민을 처리할 준비가 돼 있지만 첫 번째 이주민이 언제 도착할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6일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로마에서 '해상 구조 이주민 알바니아 이송'과 '이탈리아 재정을 통한 알바니아 내 이주민 센터 설립'을 골자로 하는 이주민 협정을 체결했다.
셴진 항구에는 최대 28일이 걸리는 망명 신청 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주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짓고, 송환 대상이 된 이주민은 셴진에서 내륙으로 20㎞ 떨어진 자더르 센터로 보내기로 했다.
셴진 센터는 최대 3천명을 수용할 수 있어 이탈리아는 이를 통해 알바니아에서 연간 3만6천명의 망명 신청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탈리아는 지중해에서 구조한 이주민 가운데 성인 남성만 알바니아로 보내기로 했다. 여성, 어린이, 노인, 신체·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 고문 피해자 등 취약자는 이탈리아에 수용된다.
이탈리아는 두 센터에 5년 동안 6억7천만유로(약 9천896억원)를 쓸 계획이다. 이 시설은 이탈리아가 운영·관할하며 알바니아는 외부 경비를 맡는다.
두 센터는 애초 5월 1일 개소 예정이었지만 공사 지연 등으로 계속 미뤄지다 이날 공식 개소했다.
이탈리아는 아프리카 북부 해안선과 마주해 아프리카·중동 불법 이주민 급증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주민이 각종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 복지 제도에 무임 승차해 내국인이 역차별받는다는 반이민 여론도 커지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2022년 9월 25일 조기 총선에서 아프리카 해안을 봉쇄해서라도 불법 이주민 유입을 막겠다는 공약을 앞세워 집권에 성공했다.
그는 '알바니아 모델'이 수년간 유럽연합(EU)을 괴롭혀온 불법 이주민 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탈리아와 몰타로 향하는 지중해 중부 항로를 통한 해상 이주민이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60% 이상 급감하자 다른 유럽 국가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달 로마에서 멜로니 총리와 만나 이 방식을 구체적으로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EU의 이주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사례로 언급하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반면 국제 인권 단체들은 '망명의 외주화'가 다른 유럽 국가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탈리아 야당인 '+에우로파'의 리카르도 마지 대표는 "이탈리아 정부는 EU 바깥에 국제 표준을 벗어난 일종의 이탈리아판 관타나모를 만들고 있다"면서 "바다에서 구조된 사람을 마치 소포나 물건처럼 EU 밖으로 이송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알바니아 야당 의원들은 이주민 협정을 저지하기 위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으나 알바니아 헌법재판소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센터 운영이 시작되면 향후 3개월 동안 인권 침해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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