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평화상 수상으로 29번째 노벨상 영예…아시아 1위, 세계 7위
노벨평화상은 1974년 이어 두 번째…기초 과학투자 줄면서 향후 수상자 감소 우려
물리학상 12명 최다 속 화학상 8명-생리의학상 5명-문학상 2명…경제학상 아직 없어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원폭 생존자 단체인 '니혼히단쿄'(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가 11일(현지시간)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1901년 노벨상 시상 이후 일본인 수상자는 외국 국적 취득자를 포함해 개인 28명, 단체 1곳이 됐다.
노벨평화상으로만 보면 1974년 사토 에이사쿠 전 일본 총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일본 문부과학성 집계에 따르면 일본의 누적 노벨상 수상자 수와 단체는 일본이 아시아 1위이며, 세계로 보면 7위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물리학상이 12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화학상(8명), 생리의학상(5명), 문학상(2명), 평화상(1명·1개 단체)이 뒤를 이었다. 유일하게 경제학상은 일본인 수상자가 아직 없다.
일본인 첫 수상자는 유카와 히데키로, 태평양전쟁이 끝난 지 불과 4년 뒤인 1949년 물리학상을 받았다.
1868년 메이지유신으로 일본이 서양 과학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인 뒤 81년간 쌓인 과학 실적이 수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고도 경제성장을 거치면서 일본이 국민총생산(GNP) 기준으로 서독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던 1968년에는 소설 '설국'으로 유명한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일본인으로 처음 노벨문학상을 탔다.
1974년 사토 전 총리는 일본의 비핵 3원칙에 입각한 외교 등이 평가받아 일본인으로 최초로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됐다.
사토 전 총리는 '핵무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현재까지 이어지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인 '비핵 3원칙'을 천명했다.
하지만 노르웨이 노벨상위원회는 2001년 출간한 책에서 "사토 전 총리가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 정책을 전면 지지했으며, 일본은 미군 보급 기지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지적하며 사토 전 총리 수상에 의문을 제기했다.
일본인 최초의 화학상은 1981년 후쿠이 겐이치, 첫 생리의학상은 1987년 도네가와 스스무가 각각 받았다.
1994년에는 소설 '개인적인 체험', '만연원년의 풋볼'로 한국에도 유명한 오에 겐자부로가 일본인으로는 두 번째 노벨문학상을 탔다.
고도 경제 성장기 기초 과학 투자가 결실을 보면서 2000년에 들어 일본인 수상자가 급증했다.
2000∼2002년 3년 연속으로 일본인이 화학상을 받았으며, 2002년에는 화학상과 물리학상 동시 수상으로 같은 해 처음으로 일본인 두 명이 노벨상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08년에는 물리학상 동시 수상을 포함해 한해 4명의 일본인 수상자가 탄생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 수상자는 2021년 물리학상을 받은 마나베 슈쿠로였다.
아시아 최다 노벨상 수상자 보유국인 일본은 거품(버블) 경제 붕괴 이후 기초 과학에 대한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 뒤늦게 나타나면서, 앞으로는 이전과 같이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우려한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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