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국군 활동 심각히 우려"…中 "외부세력 간섭 배제해야"
中日외무장관 첫 통화…日 신임 외무상 "中, 수산물 수입 조기 재개해야"
(도쿄·베이징=연합뉴스) 박상현 정성조 특파원 = 일본의 새 외교 사령탑이 된 이와야 다케시 신임 외무상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첫 전화 통화를 하고 양국 관계와 쟁점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9일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이와야 외무상은 중국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대응 조치로 취한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를 해제해 조기에 수입을 재개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아울러 동중국해 부표 설치와 중국 군용기의 일본 영공 침범, 중국 항공모함의 일본 영해 근접 항해 등 중국군 활동이 활발해지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전했다.
또 영공 침범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을 요구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일본을 포함한 국제 사회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야 외무상은 지난달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발생한 일본인학교 아동 피습 사망 사건을 계기로 중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의 불안이 고조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조기에 사실을 규명하고 영사 당국 간에 재발 방지책을 확인할 것을 요청했다. 일본 외무성은 양국이 이 문제에 관해 계속해서 의사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이와야 외무상은 "일본·중국 양국은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안정에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혼란하고 불안한 국제 정세를 맞아 일본 새 내각은 대화와 협조의 외교를 추진하는 데 힘쓸 것이고 중국과 함께 노력해 지역 평화·안정 촉진과 글로벌 도전 대응에 더 큰 공헌을 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이에 왕 주임은 "중국의 대(對)일본 정책은 시종 안정성과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일본이 대만 문제에서의 정치적 약속을 지키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림 없이 견지하며 객관·이성·긍정·우호적 대중국 인식을 수립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CCTV는 전했다.
왕 주임은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를 맞아 이 지역의 총체적 평화·안정 국면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응당 충분히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며 "특히 외부 세력이 풍파를 일으켜(興風作浪) 지역의 대립·대결을 부추기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한국·일본·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과 미국의 안보 협력을 '외부 세력의 간섭'으로 규정하며 비난해왔다는 점에서 이날 왕 주임의 언급 역시 미국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왕 주임은 "중국은 일본의 새 내각과 이와야 외무상이 취임한 이래 양국 관계를 안정·발전시킬 용의가 있다는 긍정적 신호를 발신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새로운 내각이 새로운 기상을 갖고 중일 관계에 새로운 발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CCTV는 전했다.
일본 외무성은 양국 외교장관이 '전략적 호혜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해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한다는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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