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전기차·배터리 시장에 온기 도나…'캐즘' 극복 조짐
EU 차기 집행위 요직에 '親전기차' 인사 포진…OEM 노력도 눈길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얼어붙은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에 훈풍이 감지되고 있다.
신임 유럽연합(EU) 집행부에 친(親) 전기차 인사가 내정되고, 주요 완성차업체(OEM)가 전기차 사업 친화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캐즘 극복에 군불을 때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공개된 EU 차기 집행위원단에서 전기차 정책과 관련된 위원회 수장으로 탄소 감축과 그린 산업 확대에 적극적인 인사가 줄지어 내정됐다.
사실상 EU 2인자로 평가받는 녹색 전환 및 경쟁 분야 총괄 수석 부집행위원장에 테레사 리베라 스페인 부총리 겸 친환경전환부 장관이 뽑혔고, 기후·넷제로·녹색성장, 에너지 및 주거 등 2개 위원회의 수장도 탄소 배출을 막는 전기차의 역할을 강조하는 인사가 내정됐다.
이에 따라 환경규제에 반대하는 일각의 요구대로 EU의 탄소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은 낮아질 전망이다. 탄소 감축을 목표로 일부 예외 사항을 추가하거나 규제 준수를 독려하는 지원책이 제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 규제에 훼손이 없다는 가정하에 유럽의 전기차 판매가 올해 0.5% 역성장에서 내년 16.0% 성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특히 "유럽은 미국보다 월등히 큰 시장으로, 국내 배터리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시장 전체가 재(再)성장세로 전환되기 위한 정책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캐즘으로 어려웠던 전기차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주요 OEM의 노력도 눈에 띈다.
포드는 전기차 보급 걸림돌로 지목되는 충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기차 구매 고객에게 무료로 레벨 2 충전기와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이달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포드 전기차를 구매하거나 임대하는 모든 고객에게 적용된다.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차 판촉 강화를 위해 미국 전역의 쉐보레 대리점 직원 7천여명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GM 전기차의 에너지 회수 기술, 내연기관 대비 우수한 장기 소유 비용, 1회 충전 주행거리 등을 전반적으로 교육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독일 전기차 시장이 2월 이후 첫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부진하던 유럽 전기차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긍정적 요인이 더해져 업황이 반등할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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