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고비서 이스라엘 국방 방미 연기…"네타냐후가 막아" 보도(종합)
美 국방부 "양국 장관 간 갈등 없어, 이스라엘과 계속 협의"
이스라엘 野지도자 "네타냐후 개인·정치적 고려로 안보 해쳐"
(워싱턴·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현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이란 갈등 고조로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 국면에 봉착한 가운데,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미국 방문을 전격 연기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이 워싱턴DC 방문을 연기한다고 막 통보받았다. 오스틴 장관은 그를 곧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갈란트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을 만나러 이번 주 워싱턴DC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이 일정은 갈란트 장관의 요청으로 성사됐다는 점에서 이번 연기 통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두 장관은 최근 이스라엘을 미사일로 공격한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방식과 헤즈볼라 등 이란 대리 세력과의 분쟁 상황 등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됐다.
싱 부대변인은 방문 연기 사유에 대해서는 이스라엘 측의 문의하라고 했다.
싱 부대변인은 "우리는 이스라엘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이스라엘과 아직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 부대변인은 두 장관 간 갈등이 있냐는 질문에 "친구들과는 직설적으로 대화할 수 있고 항상 모든 것에 동의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갈등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방문 연기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채널12,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매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신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기 전까지 방미를 승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갈란트 장관에게 전화로 알렸다고 보도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는 갈란트 장관의 미국 방문에 앞서 이스라엘 안보내각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재보복이 승인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루살렘포스트 등은 이번 방미 연기의 배경과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장관이 전쟁 국면에서 갈등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스라엘 야권 지도자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총리의 최우선순위가 국가안보였다면 국방장관을 (미국에) 보내고 메시지를 조율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간츠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의)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고려 때문에 국방장관 방미를 취소시키는 것은 위중한 시기에 국가안보를 해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간츠 대표는 이스라엘 전시내각에 참여하다가 지난 6월 네타냐후 총리에 반기를 들고 탈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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