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고 한국어 능력자는?…전공 대학생들 실력 겨루기
전러시아 대학생 한국어 올림피아드…"한러관계 회복시 역할 기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대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 갈고닦은 한국어 실력을 겨뤘다.
8일(현지시간) 한국국제교류재단(KF) 모스크바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4∼5일 러시아 모스크바 한국문화원과 막시마호텔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러시아 대학생 31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러시아 대학생 한국어 올림피아드'가 열렸다.
모스크바국립대,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 등 러시아 제1·2 도시는 물론 우랄산맥에 위치한 우랄연방대,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극동연방대, 캅카스 지역의 칼미키야국립대 등 러시아 전역에서 한국어에 뜻이 있는 학생들이 모였다.
이들은 이틀에 걸쳐 어휘, 문법 필기시험, 한-러 및 러-한 번역 시험, 주제 발표를 통한 말하기 시험 등을 거쳐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심사위원들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며 우랄연방대의 블라소바 마리야와 모스크바국립대의 우트키나 마리야를 공동 우승자로 선정했다.
'가족, 현대, 전통성'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공동 우승자 블라소바 마리야는 "4학년이라 공부하면서 어학당에서 한국어도 가르치느라 준비할 시간이 없었는데 1등을 해서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러시아에서 한국어로 유명한 교수님들을 실제로 만나고 새로운 친구들도 사귈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하고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참가 학생들은 방탄소년단(BTS),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등으로 익숙한 '한류 4.0' 관련 정덕현 문화평론가의 특강을 듣고 다양한 질문을 하며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는 모스크바의 한 식당에서 다양한 한국 음식을 먹으며 뒤풀이도 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러시아 36개 대학 한국학과 교수들로 구성된 전러시아 한국어교수협의회는 정기총회를 열었다.
전러시아 한국어교수협의회가 주관하고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후원하는 전러시아 대학생 한국어 올림피아드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이르쿠츠크 등 러시아 주요 지역에서 격년으로 개최하는 행사다.
특히 8번째로 열린 올해 대회는 한러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서도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러시아인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자리가 됐다.
이소명 KF 모스크바사무소장은 "국제 정세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한국어 올림피아드와 같은 학술 교류는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며 "미래에 한러관계가 회복될 때 이러한 인적 네트워크가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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