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고향은 '대호황'…우크라전 포탄 생산이 배 불렸다
스크랜턴 등 펜실베이니아 쇠락한 방산업 '돈벼락'…일자리도 증가
경합주라 정쟁까지…공화 "혈세 낭비" vs 민주 "미국에 경제이익"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고향이 우크라이나 전쟁 덕에 전례 없는 활황을 누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은 우크라이나전을 계기로 경기가 급격히 호전됐다.
스크랜턴의 실업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전에 전국 평균보다 최소 2% 포인트 높았다.
이는 광산과 섬유공장 등 지역의 기반 산업이 수십년간 쇠퇴하면서 누적된 결과였다.
그러나 스크랜턴은 꿈틀거리는 제조업 부흥 기대 속에 현재 전국 평균보다 낮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
스크랜턴이 단시간에 맞이한 호황의 중심에는 116년 전통을 지닌 포탄 공장 '제너럴 다이내믹스'가 자리를 잡고 있다.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미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책에 따라 155㎜ 포탄을 만들어 현지에 공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전이 소모전으로 변해 최전선에 포탄이 밑도 끝도 없이 계속 들어가면서 제너럴 다이내믹스에는 일감이 쇄도했다.
그 결과 2022년 이후 제너럴 다이내믹스의 포탄 생산량은 2배 늘었고 일자리는 200여개 더 생겨났다.
바이든 대통령이 태어나서 열 살 때까지 자란 고장의 경기를 미국 연방정부가 우크라이나 지원금으로 띄워올린 셈이다.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후 지금까지 미국 정부는 1천750억 달러(약 230조원)를 우크라이나 지원에 배정했다.
이들 지원 예산 가운데 상당 부분은 우크라이나에 보낼 무기를 미국 본토에서 제조하는 데 투입됐다.
미국 연방 의회는 올해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으로 608억 달러(약 79조원)를 가결했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여기에서 신규 무기구입비로 배정된 257억 달러(약 34조원) 가운데 70억 달러(약 9조원)가 미국 내 포탄생산 확대에 들어갔다.
인구 7만7천명의 소도시 스크랜턴은 미국 내 155㎜ 포탄 생산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스크랜턴뿐만 아니라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다른 여러 방위산업체도 우크라이나전 덕분에 대목을 맞았다.
카본데일에 있는 군수업체 젠텍스, 두리예이에 있는 첨단 광학제품 제조업체 쇼트도 수요 급변에 따라 직원을 늘렸다.
펜실베이니아주는 바이든(민주)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공화) 전 대통령이 맞붙는 올해 11월 대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합주다.
그 때문에 스크랜턴 등지의 호황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싸움이 붙기도 했다.
특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주 유엔 총회 참석에 앞서 스크랜턴 공장을 찾아 감사를 전하자 공화당이 반발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스크랜턴 방문이 대선 개입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미국 주재 대사를 경질하라고 요구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된 영토를 포기하고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 내 강경파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세금 낭비로 간주하며 타협을 통한 종전을 요구해왔다.
바이든 대통령과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우크라이나 방위에 대한 예산 지출이 미국 안보와 경제에 이익이라고 반박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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