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무슬림 단체, 해리스 지지…"무슬림 혐오 복귀 막아야"
제3당 후보 지지 등 '가자전쟁' 여파에 아랍·무슬림 민심 이반은 여전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간 전면전 위기가 높아지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전쟁이 1년을 앞둔 가운데 미국의 최대 무슬림 유권자 단체 중 한 곳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엠게이지 액션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정부 때의 이슬람 혐오 및 다른 유해한 정책으로 복귀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패배시킬 책임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 단체는 "이번 지지는 해리스 부통령과 모든 이슈에 대해 동의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것보다는 우리 유권자들이 투표장에서 직면하게 될 어려운 선택에 대해 정직하게 안내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특히 해리스 부통령의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정책에 동의하지 않지만, 우리는 이번 선거를 실용주의 및 신념에 기반해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DC에 기반을 둔 이 단체는 모두 8개 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대선 북부 경합주인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지지와 관련, "이스라엘이 안전해지고, 모든 인질이 석방되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고통이 끝나는 한편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자유, 존엄, 안전, 자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가자지구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대선 캠프가 AP통신에 전했다.
아랍 및 무슬림계 미국인들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지만, 가자지구 전쟁이 장기화되고 이에 따른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면서 바이든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왔다.
특히 일부 유권자들은 올 상반기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지지 후보 없음'(Uncommitted)에 투표하기 운동을 통해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바이든 정부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대선 경합주인 미시간주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실상 단독 출마한 민주당 경선에서 투표자의 13.2%가 '지지 후보 없음'에 투표하면서 당시 바이든 대통령의 북부 경합주 득표 전략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7월 대선 후보로 등판하기 전에는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 "너무 많은 무고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죽었다"고 말하는 등 바이든 대통령보다 좀더 민간인 피해 문제에 더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전당대회 수락연설에서 이스라엘 방어권 및 팔레스타인의 존엄과 자유를 동시에 언급하는 등 등판 이후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유사한 정책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아랍·무슬림 단체들은 여전히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언커미티드 내셔널 무브먼트'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반대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는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 미국이슬람관계협의회(CAIR)가 지난 8월말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무슬림계 미국인 유권자의 29.4%는 해리스 부통령을, 29.1%는 녹색당의 질 스타인 후보를 각각 지지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11.2%였으며 16.5%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하기 전의 자체적인 비공개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7.3%), 트럼프 전 대통령(4.9%)이 모두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고 이 단체는 말했다.
이 단체는 8월말 보도자료에서 "미국 내 무슬림 유권자들은 미국의 가자지구 전쟁 지원 등의 상황에 대해 깊은 불만을 갖고 있으며 이례적으로 많은 수의 무슬림들이 제3당 후보에게 투표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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