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유가] 美 제조업 둔화·이란 "확전 자제"…WTI 0.89%↓
(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가 1%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둔화했다는 소식에 수요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최근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무력 갈등이 격해지는 가운데 이란 대통령이 확전은 자제하겠다고 밝힌 점도 공급 불안을 일부 완화시켰다.
2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63달러(0.89%) 하락한 배럴당 70.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59달러(0.79%) 내린 배럴당 73.90달러에 마감했다.
미국의 9월 제조업 업황은 큰 폭으로 둔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4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15개월 만에 최저치였고 전월치 47.9와 시장 예상치 48.6도 밑돌았다.
9월 서비스업 PMI는 55.4로 확장세를 유지했으나 이 또한 두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에 미국 제조업 경기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유가도 하방 압력을 받았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중동 지역에서 전쟁이 확전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점도 유가를 누르는 재료였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진행 중인 유엔총회에 참석해 "우리는 중동 불안정의 원인이 되고 싶지 않다"며 "그 결과는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평화 속에 살고 싶고 전쟁은 원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이 똑같이 하려 한다면 우리는 모든 무기를 내려놓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발언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두 진영 간 충돌로 유가는 상승 압력을 받고 있지만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발언은 어느 정도 진정제 역할을 했다.
BOK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트레이딩 담당 수석 부사장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수록 이란이 더 개입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석유 수출이 위험해질 가능성은 더 커진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을 대대적으로 집중 포격해 최악의 인명 피해를 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에서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는 물론 동부까지 최근 24시간 동안 약 650차례의 공습으로 헤즈볼라 시설 1천100개 이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총 356명의 군인과 민간인이 숨지고 1천246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는 성명을 냈다.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 간 군사적 긴장이 연일 고조되면서 2006년 이후 18년 만에 두 진영 간 지상전도 발발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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