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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美대선 사전투표 '첫발' 디딘 버지니아주…"국가미래 걸린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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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美대선 사전투표 '첫발' 디딘 버지니아주…"국가미래 걸린 선거"
선거일까지 46일 남았지만 미리 한 표 행사하려는 유권자들 발길 이어져
해리스 지지자 "민주주의 지키고 미래 대변하는 친절하고 정직한 후보"
트럼프 지지자 "경제·국경 문제 해결 적임자…해리스는 경험 부족"



(알링턴[미 버지니아주]=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50개 주(州) 가운데 20일(현지시간) 가장 먼저 대면으로 대선 사전투표를 시작한 버지니아주의 알링턴시.
미국 수도 워싱턴DC를 벗어나자마자 있는 이 도시의 롱브리지 수영장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오는 11월 5일 선거일까지 46일이 남았지만 미리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의 발길이 이어졌다.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전체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 중 13명이 할당된 버지니아는 2008년부터 2020년 대선까지 민주당 후보를 선택해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우세 지역)로 분류된다.
2020년 대선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이 54.4% 대 44.2%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겼다. 특히 전국에서 대학 학위 보유자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히는 알링턴카운티는 81.3% 대 17.2%로 바이든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그래서인지 이날 투표소에서 만난 유권자 중에는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는 이들을 만나기가 훨씬 수월했다.
또 투표소 주변에 민주당 후보 이름을 적은 파란 팻말이 보이고, 민주당 자원봉사자가 사람들에게 투표를 안내하고 있었지만, 공화당의 존재는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모린 클린지(71·여)씨는 미국에 필요한 것은 "정직하고 현실적이며 친절하고 동정심 있는 후보"라며 "해리스 부통령은 미래 세대를 대변하고, 미국의 가치를 구현하고 있으며, 부정적인 선거운동이 아닌 긍정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나에게는 미국이 영혼을 잃지 않았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선거는 내가 지금까지 투표한 선거 중 가장 중요하다. 미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신을 제퍼슨이라고 소개한 30세 남성은 "민주주의의 존엄성을 지켜야 하고 공정한 선거 절차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의 가치를 실제로 대변하고 중죄인이 아닌 사람, 공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사람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버스가 바로 목적지로 가지 않더라도 원하는 방향으로 더 다가가기 위해 버스를 탄다는 비유로 자신의 선택을 설명하면서 "어떤 후보도 완벽하지 않지만 내가 보기에 한 명이 확실히 다른 한 명에 비해 우수하다"고 주장했다.



군인 출신인 팀 코스렐(62)씨는 국가안보와 경제를 가장 잘 다룰 후보에게 꾸준히 투표해왔다면서 "어떤 자리이든 난 그 직무를 수행할 능력을 보고 후보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난 도널드 트럼프가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법을 안다는 어떤 징후도 본 적이 없다. 실제 그는 재임 기간 위기를 겪었지만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한 유권자들은 미국인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꼽은 경제와 불법 이민 문제를 그가 해결해주기를 기대했다.
'대선 사기'를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편투표를 비롯한 사전투표의 신뢰성에 의혹을 거듭 제기한 바 있지만 이날 만난 트럼프 지지자들은 적어도 직접 하는 사전투표는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부부가 함께 투표소를 찾은 카터 존스(67)와 스테이시 존스(65·여) 씨는 경제와 국경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적임자라고 말했다.
카터 씨는 "그는 대통령을 해봤고 예산과 돈을 관리할 줄 아는 사업가"라며 "해리스 부통령은 부통령이긴 하지만 국가의 최고경영자를 맡기에는 경험이 너무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선이 과거 대선보다 중요하다는 주장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이 나라가 가고 있는 방향을 고려하면 난 그 말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돈 마르시오나(60·여) 씨는 "난 미국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 대해 나쁜 감정이 없지만 합법적으로 와야 한다"며 "미국에 오는 사람들은 심사받지 않으며 불법으로 온 사람 일부가 범죄를 저지른 것을 보지 않았느냐. 그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마르시오나 씨는 두 후보 모두 완전히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면서도 경제와 국경 문제를 더 잘 다룰 것 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차악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선은 첫 여성 대통령을 가지고자 치르는 선거가 아니고 난 임기 대부분 매우 조용했던 해리스가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온갖 중죄로 기소됐지만 상당 부분은 그를 나쁘게 보이게 만들려는 정치적 기소다. 난 트럼프가 미국을 사랑하고 돕고 싶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lue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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