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플로우] 채권 고평가 부담 컸나…채권형펀드 인기 '주춤'
채권형펀드 설정액 일주일 새 1천178억원↓…주식형펀드는 804억↑
주식시장 관망 분위기 여전…예탁금·MMF 잔고 제자리, 신용잔고 감소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상승했던 채권형 펀드의 인기가 채권 가격 고평가 부담에 한풀 꺾인 분위기다.
2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62조3천110억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천178억원 감소했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48조9천432억원으로 같은 기간 804억원 증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내리며 한국은행 역시 다음 달 통화 긴축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졌지만,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 향후 채권 금리 추가 하락(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채권형 상품 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근 채권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낮아진 금리 수준에 기준금리 인하가 이미 선반영돼 있어, 한은이 실제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큰 투자 이익을 얻기 힘들 것이라는 심리가 우세한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12일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최근 낮아진 시장금리를 두고 "과한 측면이 있다"고 밝힌 점도 이런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채권형 펀드를 세부 유형별로 보면 국공채형 펀드 설정액은 8조6천566억원으로 일주일 사이 485억원 줄었고, 일반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22조2천248억원으로 3천287억원 감소했다.
반면 초단기채 펀드 설정액은 28조8천719억원으로 같은 기간 2천543억원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매매차익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는 줄어들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을 단기로 운용하기 위한 대기성 상품에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식시장에는 여전히 관망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9일 기준 51조6천94억원으로 일주일 전(51조1천5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7월 말(54조3천억원), 8월 말(52조1천200억원)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넣어 둔 잔금의 총합으로, 주식을 사기 위해 계좌에 넣어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되찾지 않은 돈이다.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으로 통상 투자자예탁금이 감소하면 주식 투자 열기가 그만큼 식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머니마켓펀드(MMF) 잔고는 지난 19일 기준 190조8천312억원으로 일주일 전(188조4천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그러나 7월 말(203조원), 8월 말(195조원)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
주식 시장 활력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6조9천927억원으로 일주일 전(17조342억원)보다 줄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줄었다는 것은 주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가 낮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o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