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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 차단? 전면전?…네타냐후, 헤즈볼라 상대 '도박'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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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 차단? 전면전?…네타냐후, 헤즈볼라 상대 '도박' 이유는
삐삐 폭발 전후로 북부 전선으로 전쟁 초점 이동
하마스와 연결 끊기 vs 확전 수순…궁극적 목적 놓고 의문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레바논에서 발생한 무선호출기(일명 삐삐)·무전기(워키토키) 동시다발 폭발의 배후로 여겨지는 이스라엘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번 폭발 공격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정부가 전쟁의 초점을 가자지구에서 레바논과 인접한 북부 전선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도를 밝힌 가운데 일어났다.
폭발이 있기 직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의 교전으로 피란 중인 북부 국경지대 주민들의 귀향을 전쟁 목표로 새로 추가했다. 18일(현지시간)에는 그동안 가자지구 지상작전에 주력으로 투입했던 정예부대인 98사단을 이스라엘 북부로 재배치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북부 주민 귀환'이라는 새 전쟁 목표를 거듭 강조하며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갔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레바논 공습을 계속하고 있지만 레바논을 침공해 지상전을 벌일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스라엘이 앞으로 어떤 전략을 펼칠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지만 근저에 깔린 한 가지 중요한 목표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한 공세를 거두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20일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직후부터 이스라엘이 물러날 때까지 하마스를 지원하겠다며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해왔는데,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이러한 연대를 무력으로 깨뜨리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군 장성 출신으로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에 있는 아사프 오리온은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가자지구의 연결을 끊고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에게 (이스라엘을 공격한)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정부의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도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격 시 감당해야 할 손실을 키우고자 이스라엘이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만일 가자지구 휴전이 없고 북부의 상황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헤즈볼라와) 외교적 합의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며 "그에 따라 '폭력', 즉 군사작전이라는 해결책을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스라엘의 행보가 자국 북부를 겨냥한 헤즈볼라의 공세를 중단시키기 위한 경고에 그칠지, 아니면 헤즈볼라와 전면전까지 불사할 것인지를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오리온은 현 상황에 대해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전쟁을 일으키는 첫 단계라기보다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을 멈추도록 강제하고자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헤즈볼라가 당장 대응하지 못할 것을 알고 네타냐후 총리가 '도박'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한다.
내부 통신·지휘·통제 체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헤즈볼라가 전면전을 치르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일견 무모해 보이는 폭발 공격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전면전 수순을 밟는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수 이스라엘 분석가는 물론 국민 상당수가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며 문제는 그 시기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FT는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도 이스라엘 지도부가 헤즈볼라와 전쟁을 할 경우 어떻게 전개돼야 하는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당국자는 레바논 남부에 초점을 맞춘 제한적인 작전을 주장하지만, 더 광범위한 공세를 선호하는 쪽도 있다.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상당한 지상작전이 필요하다고 FT는 짚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정치·안보 지도자들의 생각에는 군사작전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며 "'작은 (군사적) 옵션'이 어쨌든 전면전으로 확대할 위험성이 있다면 처음부터 갈 데까지 가는 게 어떻겠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전면전에 나서려면 제반 조건이 더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타냐후의 국가안보 보좌관을 지낸 야코프 아미드로르는 이스라엘군의 준비 태세, 외부로부터의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한 국내 전선의 대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의 정당성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미드로르는 이러한 "조건이 무르익지 않는다면 현재의 소모전이 계속될 것이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전쟁에 들어가는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inishmor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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