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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장기 성과급 RSU 도입 확대…'경영승계 수단'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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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장기 성과급 RSU 도입 확대…'경영승계 수단' 지적도
한화, 임원→팀장 확대 시행…에코프로, 임직원 2천706명에 첫 지급
'총수일가 지분 확대용' 지적에 공시 강화…LS는 도입 1년만에 폐지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대기업에서 성과급을 수년 후 주식으로 무상 지급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빅테크에서 주로 운영하는 RSU는 성과 달성이나 일정 기간 재직 등의 조건을 건 장기 성과 보상 제도로, '먹튀 논란'이 불거지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대체할 제도로도 꼽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그룹은 대표이사와 임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해온 RSU 제도를 주요 계열사 팀장까지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2020년 한화가 국내 상장사 최초로 RSU를 도입해 시행한 지 4년 만이다.
이번 확대 시행으로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한화솔루션 등 5개 계열사 팀장 1천116명을 대상으로 제도를 우선 도입한다.
팀장은 기존에 현금으로 받는 팀장 수당 대신 '리더 인센티브'라 불리는 새 RSU 제도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가득 기간(vesting period)은 기존 5∼10년보다 짧은 3년이다. 부여액 50%는 주식, 나머지 50%는 주가 연동 현금으로 지급한다.
새 제도는 팀장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전략 실행에 자발적으로 주도적 역할을 하도록 유도하는 취지라고 한화 측은 설명했다.
에코프로그룹은 다음 달 처음으로 임직원들에게 RSU를 지급한다.
지급 대상은 RSU 지급을 결정한 2022년 9월 재직 기준 총 2천706명으로, 지급 주식 수는 총 25만4천913만주다.
지급 주식 수는 직급, 근속연수, 연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당시 연봉의 15∼20% 수준으로 책정됐다.
상장사는 상장 주식을, 비상장사는 상장 모기업의 주식을 각각 지급한다. 비상장사 에코프로이엠의 경우 모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의 주식을 받는다.



에코프로는 "성장의 과실을 공정하게 나눠준다는 점에서 회사에 대한 임직원들의 자긍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RSU 지급을 계기로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극복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이외에도 두산그룹을 비롯해 네이버, 포스코퓨처엠, CJ ENM, 토스, 쿠팡, 크래프톤 등이 RSU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조주완 사장도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인재 영입의 중요성을 거론하며 "빅테크에서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RSU 등도 고려할 때가 됐다"고 했다.
기업들은 RSU를 통해 약속한 기간 근무해야 주식을 최종 지급하는 방식으로 직원 장기근속을 유도할 수 있다.
아울러 실제 주식을 지급하는 만큼 주식을 매수할 권리를 주는 스톡옵션보다 동기 부여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다만 RSU가 취지와 달리 총수 일가의 지분율 확대 등을 통해 경영권 승계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대규모기업집단 공시 매뉴얼 개정을 발표하면서 대기업에 RSU 약정 내역도 공개하도록 했다.
주식거래 지급 내역을 공시 대상에 포함해 총수 일가 등의 지분변동 내용과 가능성 등에 관한 정보를 시장에 제공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RSU의 본래 취지는 임직원 성과 보상인데, 이보다는 주식 배분을 용이하게 하는 용도라는 지적이 많아 공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LS그룹 주요 계열사는 지난 3월 이사회에서 RSU 제도 폐지를 의결하기도 했다. 지난해 제도를 도입한 지 1년 만이다.
RSU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과급을 주려는 취지에도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어 올해부터 성과급을 현금으로만 지급하기로 했다고 LS 측은 설명했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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