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발 팔던 한국, 첨단제조강국으로…'산업단지 60년'의 수출입국
1964년 구로공단 조성…수출 1억달러서 60년 만에 7천배 가까이 성장 견인
글로벌 첨단산업 중흥기 맞은 산단, 디지털화·제조 인프라 혁신 과제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출범 60주년을 맞은 산업단지는 대한민국 성장과 산업화 기적의 핵심 축을 담당해왔다.
지난 60년간 산업단지는 1960년대 경공업, 1970∼1980년대 중화학공업, 1990년대 첨단·지식기반산업 등 시대별 산업육성 정책을 뒷받침하면서 폐허가 된 전후 한국을 60년 만에 세계 10위권의 수출강국으로 우뚝 세웠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단지의 역사는 1964년 9월 1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출산업공업단지 개발조성법'이 제정되고, '1호 공업단지'로 구로수출공업단지가 조성되면서다.
정부는 수출산업공업단지 개발조성법이 제정된 9월 14일을 기념해 '산업단지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다.
박정희 정부는 전후 최빈국인 한국으로선 수출만이 살길이라고 보고 구로공단을 중심으로 한 수출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걸었다.
특별한 기술도 자본도 없던 당시 가발, 다람쥐 등 돈 되는 것은 모두 세계시장에 내다 팔면서 1964년 수출 1억달러를 처음으로 달성했다.
이후 1960∼1970년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40%에 달했다.
연간 기준 1970년 10억달러, 1977년 100억달러, 1995년 1천억달러, 2011년 5천억달러를 돌파한 수출은 올해 사상 최초로 '7천억달러' 달성 목표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1964년 1억달러에서 시작한 수출이 60년 만에 7천배 가까이 뛴 것이다.
서울 구로공단에서 시작한 산업단지는 현재 전국 1천300여개로 확장해 약 12만개 기업과 200만명이 넘는 근로자들의 삶의 터전이 됐다.
산업단지는 전체 제조업 중 생산액 60.6%, 수출액 65.1%, 고용 47.9%를 담당하면서 한국 경제의 심장부 역할을 하고 있다.
출범 60주년을 맞은 산업단지는 인공지능(AI), 데이터산업 등 글로벌 첨단산업 확장의 흐름과 발맞춰 데이터의 연결·공유를 통한 제조와 인프라 혁신 등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정부는 2019년 창원, 반월·시화산단을 시작으로 올해 18개 산단을 스마트그린산단으로 지정했다. 오는 2027년까지 스마트그린산단을 25개 산단으로 늘리는 게 정부 국정과제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산업단지의 역사가 곧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산업단지를 첨단·신산업의 거점이자 청년이 찾고 머물고 싶은 산업과 문화의 융합 공간으로 재창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산업단지는 보다 젊어지고 활력이 넘치는 공간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며 "단순한 제조 생산을 넘어 첨단기술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융합되고, 일터와 삶터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산업단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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