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엔터테인먼트 결합의 3대 트렌드는
K엔터테크허브 "기술 발전 넘어 콘텐츠 소비·경험 근본적 변화"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최근 인공지능(AI)과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이 가속화하면서 새로운 창작 방식과 콘텐츠 소비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16일 콘텐츠 스튜디오 K엔터테크허브의 분석에 따르면 AI와 엔터테인먼트 만남의 3대 트렌드는 크게 'AI 아티스트와 가상 인플루언서의 부상', 'K팝과 AI의 융합', 'AI기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요약된다.
먼저 AI 아티스트와 가상 인플루언서의 부상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새로운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기존 인간 아티스트들과 함께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AI 버추얼 아티스트 '수비'는 게임문화축제 'GXG 2024'의 공식 홍보대사로 선정됐으며, MBC 특별 MC 출연과 워터밤 서울 2024의 굿즈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AI 아티스트가 단순한 가상 캐릭터를 넘어 실제 행사와 방송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은 2021년 13억7천만 달러에서 2025년 24억3천만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K팝 업계에서도 음악 제작부터 아티스트 프로모션까지 다양한 영역에 걸친 AI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그룹 세븐틴은 최신 앨범 '마에스트로' 제작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뮤직비디오에는 최첨단 AI 로봇이 인간의 창작 능력을 대체하는 내용을 담아 AI 시대의 도래를 암시했다.
실제로 앨범 수록곡 일부가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외신들은 분석하고 있다. 멤버 우지는 "AI로 작곡하는 실험을 진행했다"며 "기술 발전에 대해 불평하는 것보다 이에 발맞춰 가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에스파는 각 멤버가 AI 아바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뮤직비디오 제작과 프로모션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 '링팝: 더 퍼스트 VR 콘서트 에스파'를 통해서는 팬들을 사이버 공간인 '광야'로 초대했다.
에스파 외에도 엑소 카이를 비롯해 오마이걸·이채연 역시 가상공간에서 무대를 펼쳤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도 어메이지 VR과 함께 VR 공연에 나섰다.
VR 콘서트의 경우 가수와 한 공간에 있을 수는 없으나, 스탠딩석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자신이 원하는 각도로 가수를 볼 수 있다는 게 이점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VR 공연이 과포화된 K팝 업계에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도 등장하고 있다.
'제타'라는 AI 페르소나 챗봇 서비스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유튜브보다 더 긴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사용자가 직접 캐릭터를 만들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몰입형 스토리텔링 기능이다.
K엔터테크허브 한정훈 대표는 "사용자들이 직접 만든 캐릭터 수가 약 30만 개에 달하며,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스토리를 만들어갈 수 있다"며 "이는 단순한 대화형 AI를 넘어서 사용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AI 기반 플랫폼의 등장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들도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TV를 단순한 콘텐츠 소비 기기를 넘어 'AI 홈 디바이스'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지능형 허브'로 발전시키고 있다.
한 대표는 "AI와 엔터테인먼트의 결합은 단순히 기술의 발전을 넘어, 우리가 콘텐츠를 소비하고 경험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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