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인 정치활동가에 '분리주의' 혐의로 징역 9년 선고
2022년 8월 체포된 양즈위안…대만 "中, 이번 사건으로 대만인 위협"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이 '분리주의' 혐의로 30대 대만인 정치활동가에 징역 9년을 선고했다.
6일 대만 중앙통신사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날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는 자국민 양즈위안(34)이 중국 원저우 법원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량원제 대륙위원회 부주임위원은 기자회견에서 "(대만)정부와 양즈위안의 가족은 이번 판결을 거부한다"며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그러한 판결의 근거가 된 증거 공개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공산당이 이번 사건으로 대만인들을 위협하려 한다"며 중국으로 여행 가려고 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중국 방첩기관인 국가안전부는 대만의 간첩 활동을 1천건 이상 적발하며 대만이 중국 본토에 심어놓은 대규모 간첩망을 분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2년 8월 저장성에서 '분리주의 활동'에 가담하고 국가 안보를 위협한 혐의로 체포된 양즈위안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국가안전부는 양즈위안을 '대만 독립 지도자'라고 비난하면서 "그를 체포한 것은 친독립 분리주의 세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고 강력한 억제 효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당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양즈위안이 대만 독립을 홍보하는 불법 정당을 세운 혐의로 구금됐으며, 대만이 독립 주권국으로서 유엔에 가입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대륙위원회는 양즈위안이 중국에서 바둑을 가르치다가 불법 체포된 뒤 대만 독립 지도자라는 황당한 죄명을 뒤집어썼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양즈위안은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군소 정당에서 2019년부터 부주석을 맡아왔으며 2022년 상반기부터 중국에 거주한 것으로 보이지만 무슨 일을 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이전에도 자국 영토를 분열시키려 한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투옥해왔으나 대개 반항적인 극서 지방인 신장의 위구르족 같은 사람들이었고 대만인이 관련된 이러한 사건은 드물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국 관영 매체는 양즈위안에 대한 선고를 보도하지 않았고 사법당국도 이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총통이 지난 5월 취임한 직후부터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지난 6월에는 분리독립을 시도하거나 선동하는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에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하는 형사 처벌 관련 지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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