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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지바 지사도 간토학살 첫 조전…"국적 다름 넘어 희생자 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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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지바 지사도 간토학살 첫 조전…"국적 다름 넘어 희생자 추도"
사이타마 지사도 추도 메시지…8년째 거부 도쿄지사와 '대조적 행보' 평가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지바현 지사가 101년 전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희생자 추도 행사에 취임 이후 처음으로 추도 메시지를 담은 조전을 보냈다고 교도통신이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구마가이 도시히토 지바현 지사는 지난 1일 시민단체가 지바현 후나바시(船橋)시에서 개최한 조선인 추도식에 조전을 송부했다.
구마가이 지사는 조전에서 "간토대지진에서 희생된 모든 분에 대해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추도식 안내가 와서 조전을 보냈다면서 "국적과 민족의 다름을 넘어 희생자를 추도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구마가이 지사는 조선인 학살이 없었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지역 역사서에 정부 조사 등을 근거로 96명 이상이 희생됐다고 기록된 점을 언급하고 "그것이 우리에게는 하나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구마가이 지사 외에 오노 모토히로 사이타마현 지사도 전날 사이타마시에 있는 절인 조센지에서 열린 조선인 추도식에 처음으로 추도 메시지를 보냈다.
오노 지사는 메시지에서 "간토대지진이 발생한 지 101년을 맞아 진재(震災·지진에 의한 재해)에서 희생된 모든 분의 영혼에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두 지사가 조선인 학살 피해를 직접 명시하지 않고 '간토대지진에서 희생된 모든 분을 애도한다'는 취지의 추도문을 보낸 것은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조선인 희생자 추도 행사에 올해까지 8년 연속으로 추도문을 송부하지 않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와는 대조적 행보를 보인 것으로 현지 언론은 평가했다.
고이케 지사는 취임 첫해인 2016년에는 추도문을 보냈으나, 이후에는 도쿄도 위령협회 대법요(大法要)에서 "대지진으로 극도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희생된 모든 분께 애도의 뜻을 표한다"는 메시지를 밝힌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송부를 거절했다.
간토대지진은 일본 수도권이 있는 간토 지방에서 1923년 9월 1일 발생했다. 지진으로 10만여 명이 사망하고 200만여 명이 집을 잃었다.
일본 정부는 당시 계엄령을 선포했고 일본 사회에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라거나 '방화한다' 같은 유언비어가 유포됐다. 이러한 헛소문으로 약 6천 명으로 추산되는 조선인과 중국인 약 800명이 살해됐다.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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