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스파이 의혹' 필리핀 前시장, 해외도피 한달만에 인니서 체포
지난 7월 몰래 출국…돈세탁·불법 입국 알선 등 혐의도 받아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필리핀에서 중국인이면서 필리핀인으로 속여 '중국인 간첩' 혐의를 받다가 해외로 달아난 소도시 전직 시장이 인도네시아에서 붙잡혔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과 현지 일간 인콰이어러 등에 따르면 필리핀 북부 루손섬 타를라크주 밤반시의 앨리스 궈(35·여) 전 시장이 인도네시아에서 검거됐다고 필리핀 법무부와 국가수사청(NBI)이 발표했다.
법무부는 성명에서 궈 전 시장이 현지시간 기준 이날 오전 1시 30분께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인근에서 체포됐으며, 현재 인도네시아 경찰 당국에 붙잡혀 있다고 밝혔다.
하이메 산티아고 NBI 국장도 궈 전 시장의 체포 사실을 확인하고 그가 필리핀으로 송환되면 그간 궈 전 시장에 대해 제기된 혐의에 따라 그를 기소하겠다고 말했다.
필리핀 당국은 궈 전 시장을 최대한 빨리 필리핀으로 데려오기 위해 인도네시아 출입국 당국과 조율하고 있어 그는 조만간 필리핀으로 송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궈 전 시장은 필리핀에서 '범죄 소굴'로 악명 높은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과 유착해 불법 입국 알선 등 범죄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범죄 활동 수익금 1억필리핀페소(약 23억8천만원) 이상을 돈세탁한 혐의가 적용된 상태다.
게다가 그가 10대 시절 궈화핑이라는 중국인 신분으로 필리핀에 입국한 뒤 필리핀인으로 '신분 세탁'했으며 중국을 위해 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는 지난 5월부터 필리핀 상원의 조사를 받아왔다.
궈 전 시장이 상원의 출석 요구에 여러 차례 불응하자 당국은 그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하고 심각한 위법 행위를 이유로 들어 시장직에서 직위 해제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7월 해외로 몰래 달아나 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를 돌아다니다가 이번에 붙잡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당국 수사를 통해 그의 혐의와 그가 해외로 도피한 과정 등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지난 달 체포된 궈 전 시장의 자매 실라 궈는 그가 보트를 타고 필리핀을 빠져나갔다고 말한 바 있다.
jh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