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사무총장 "전기화 미래, 각국 '전력망 건설' 적극 추진해야"
"한국 '온타임 온버짓', 원전 건설의 좋은 예…원전, 강력히 귀환"
"무탄소에너지, 탄소배출량 감소·에너지안보 모두 향상"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4일 청정에너지 전환 시대에 직면한 도전으로 '전기화 미래'를 꼽으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전력망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 '청정에너지 전환 과정에서의 에너지안보 확보'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청정에너지 전환 시대의 세 가지 도전 과제로 ▲ 청정에너지 제조 및 핵심광물 공급망 다각화 ▲ 전력 안보(Electricity security) ▲ 원자력의 역할을 꼽았다.
비롤 사무총장은 가정, 교통 등 일상생활과 인공지능(AI) 등 산업 부문에서의 전기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방향성은 명확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늘어나는 전기 수요를 어떻게 충족할 것인지가 문제"라며 "더 많은 발전소를 짓고 있지만 생산된 전기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전력망 건설은 무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500GW(기가와트)의 재생에너지가 전력망에 연결됐지만,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못한 재생에너지는 1만53배나 더 많았다. 향후 몇 년간 전력안보에 큰 문제로 다가올 것"이라며 "각국 정부와 기업은 전력망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며, 전기 저장의 가용성 문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IEA가 3년 전에 정확하게 예측했듯 원자력은 다시 강력하게 돌아오고 있다"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지만 현재는 여러 국가가 원자력 발전소의 용량을 늘리고 원자력 발전소를 처음 건설하는 국가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력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사용된다면 전력 안보 문제를 해결하고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며 "정부는 원자력이 전력 안보와 기후 변화, 국가 경쟁력에 기여하는 가치를 올바르게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한국의 '온타임 온버짓'(on time & on budget·정해진 예산 내 적기 시공) 전략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원자력 산업은 시간과 예산을 준수해 프로젝트를 완료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글로벌 원전 사업의 평판은 최상이 아니다. 한국은 온타임 온버짓으로 프로젝트를 끝마치는 아주 좋은 예시 국가이며, 이는 예외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이어 "원자력 프로젝트에서 비용 초과와 공기 지연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원자력의 귀환'에 동참하려면 한국을 좋은 예로 삼아 시간과 예산을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롤 총장은 "청정에너지 제조와 공급망이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지만 한국이 청정에너지의 주요 기술 제조국으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IEA는 글로벌 국가 간 청정에너지 제조의 다각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무탄소에너지에 대해 논의한 것을 언급하면서 "재생에너지, 원자력, 수소,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 등이 더 많이 활용되어야 탄소 배출량 감소에 기여할 뿐 아니라 에너지안보도 향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에너지안보'와 '기후위기'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 선택하는 것은 마치 어린 시절 엄마와 아빠 중 누구를 더 사랑하는지 묻는 것과 비슷하다"며 "에너지안보와 기후위기를 동시에 다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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